[취재파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온실가스, 해마다 최고치 경신 또 경신

안영인 기자 youngin@sbs.co.kr

작성 2019.11.27 10:2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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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주범인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세계 각국은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맺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약속을 했건만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감소하기는커녕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 해마다 최고치 경신하는 이산화탄소…원인은 인간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가 발표한 2018년 전 지구 대기 중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07.8ppm으로 2017년 연평균 농도 405.5ppm보다 2.3ppm이나 증가했다. 다시 한 번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아래 그림 참조). 산업혁명 이전(1750년)과 비교하면 147%나 급증한 것이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평균 증가 속도 또한 결코 느려지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년 동안 증가한 이산화탄소 농도 2.3ppm은 지난 10년 동안의 연평균 증가 속도 2.26ppm을 웃돌고 있다.
<그림> 전 지구 대기 중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자료: WMO)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18년까지 온실가스로 인한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은 43%나 증가했다. 복사강제력은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열량과 지구가 우주로 방출하는 열량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복사강제력이 증가했다는 것은 지구에서 밖으로 방출되는 열보다 들어오는 열이 더 많아 지구에 계속해서 열이 쌓이고 기온이 상승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1990년 이후 복사강제력이 43% 증가했다는 것은 온실가스가 지구를 뜨겁게 하는 정도가 43%나 증가했다는 뜻이다.
 
미국해양대기청은 이처럼 증가한 복사강제력의 약 80%는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서 발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지구가 뜨거워지는 이유의 약 80%는 증가한 이산화탄소 때문이라는 것으로 이산화탄소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뜻이다.
 
세계기상기구는 특히 이산화탄소에 포함된 탄소의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급증하고 있는 이산화탄소가 어디에서 배출된 것인지 그 기원을 확인한 결과 자연에서 배출된 것이 아니라 화석연료 연소와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 빠르게 증가하는 한반도 온실가스
 
한반도 지역은 전 세계 평균보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더욱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이 안면도에서 측정한 2018년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415.2ppm으로 나타났다. 2018년 전 지구 연평균 농도가 407.8ppm인 것과 비교하면 7.4ppm이나 높은 것으로 한반도 역시 역대 최고치를 다시 한 번 경신한 것이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 속도도 빨라 안면도에서는 지난 1년 동안 3.0ppm이나 증가했다. 1년 동안 2.3ppm이 증가한 전 지구 평균보다 빠른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의 연평균 농도 증가 속도도 안면도가 2.4ppm으로 전 지구 평균 2.26ppm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아래 표 참고)
 
<표> 한반도와 전 지구 연평균 이산화탄소 농도 비교(자료: 기상청)
  한반도(안면도) 전 지구
2018년 연평균 농도 415.2ppm 407.8ppm
2017~2018년 사이 증가량 3.0ppm 2.3ppm
최근 10년 연평균 농도 증가량 2.4ppm/yr 2.26ppm/yr

한반도 지역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전 지구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지구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3년 동안 전 지구 평균 기온은 0.85℃ 상승한 반면 한반도 평균 기온은 지난 1911년부터 2010년까지 100년 동안 1.88℃나 상승했다.
 
● 강력한 온실가스 메탄(CH4), 역대 최고치 또 경신
 
지구에서 방출되는 열을 나가지 못하게 붙잡아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CH4)과 아산화질소(N2O), 프레온가스(CFC-11), 육불화황(SF6) 등 다양하다. 이 가운데 이산화탄소에 이어 지구온난화에 두 번째로 영향력이 큰 온실가스가 바로 메탄이다. 메탄은 복사강제력에 17% 정도를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의 40% 정도는 습지 같은 자연에서 배출되지만 나머지 60% 정도는 가축 사육이나 농사, 화석연료 채굴 과정, 생물체 연소 과정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된다.
 
2018년 전 지구 연평균 메탄 농도는 1,869ppb(part per billion)를 기록했다. 산업혁명 이전(1750년)과 비교하면 259%나 급증한 것으로 2017년 연평균보다는 10ppb 증가했다. 메탄이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7.1ppb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018년에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메탄이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아래 그림 참조).
<그림> 전 지구 대기 중 연평균 메탄 농도 (자료: WMO)메탄이 급증하는 것이 우려되는 것은 메탄이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은 이산화탄소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짧지만 메탄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정도(지구온난화지수, GWP)는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나 클 정도로 강력한 온실가스이기 때문이다.
 
● 아산화질소(N2O)도 최고치 경신 또 경신
 
매우 강력한 온실가스일 뿐 아니라 성층권의 오존층까지 위협하는 아산화질소 농도 역시 해마다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아산화질소는 자연에서 60% 정도 배출되고 40% 정도는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흔히 생물체가 탈 때나 비료 사용, 그리고 각종 산업 활동 중에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전 지구 연평균 아산화질소 농도는 331.1ppb로 나타났다. 산업혁명 이전(1750년)과 비교하면 123% 증가한 것으로 2017년 전 지구 연평균보다도 1.2ppb 증가한 수치다. 또한 지난 10년 동안 아산화질소가 연평균 0.95ppb씩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018년에는 지난 10년 평균보다 빠르게 아산화질소가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아래 그림 참조). 아산화질소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정도(GWP)는 이산화탄소보다 300배 정도나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전 지구 대기 중 연평균 아산화질소 농도 (자료: WMO)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이외에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냉매나 반도체 제작 공정 등에 사용되는 할로겐화탄소(CFCs, HFCs)나 육불화황(SF6) 같은 물질이다. 배출되는 양은 이산화탄소나 메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정도(GWP)는 이산화탄소보다 수천 배 이상 강력하기 때문이다. 세계기상기구는 특히 이 같은 기체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육불화황과 일부 할로겐화탄소(예:HCFC-141b, HFC-134a) 등은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300만 년 ~ 500만 년 전과 비슷한 상황…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야
 
2018년 한 해 동안 인류가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산업체를 가동하면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는 37.1기가톤(GtCO2)이나 되는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약 22%는 해양이, 29%는 땅이 흡수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약 44%는 대기 중에 쌓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자료:Global Carbon Project). 바다와 땅 즉, 자연이 아무리 애를 써도 인간이 배출하는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감당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결국 화석 연료를 지금처럼 계속해서 사용하고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한 대기 중에 쌓이는 온실가스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가 해마다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것은 앞으로 우리와 우리 후손이 기록적인 폭염과 한파, 집중 호우, 슈퍼 태풍, 가뭄, 해수면 상승과 같은 각종 재해와 함께 지구 생태계 파괴라는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지구촌 온실가스는 2030년 이후에도 계속해서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는 현재와 같은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는 300만 년 ~ 500만 년 전에 마지막으로 지구상에 나타났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기온은 2~3℃나 올라갔고 해수면 높이는 10~20m나 상승했다. 곧 다가올지도 모르는 지구촌의 모습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겠다는 말 뿐인 약속이 아니라 지금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세계기상기구는 강조하고 있다.
 
<참고 문헌>
 
* WMO, 2019: WMO Greenhouse Gas Bulletin No. 15. The State of Greenhouse Gases in the Atmosphere Based on Global Observations through 2018, 25 November 2019
http://ane4bf-datap1.s3-eu-west-1.amazonaws.com/wmocms/s3fs-public/ckeditor/files/GHG-Bulletin-15_en.pdf?mQP5SDxBr_pHsQNJsAPrF8E5XnqkfHo2
 
* Global Carbon Project, Global Carbon Budget
https://www.globalcarbonproject.org/carbonbudget/18/highlights.ht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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