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사퇴" 외쳤다가 쫓겨난 교수들…총장의 황당 보복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19.11.25 21:03 수정 2019.11.25 22: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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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대학이 부실 경영으로 폐교 위기에 몰리자 교수들이 앞장서서 총장 사퇴를 요구했다가 무더기로 쫓겨났습니다. 이런 학교의 조치가 무효라는 법원 판결도 나왔지만 바뀐 건 없고 교수들은 몇 년째 강단에 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보가 왔습니다, 배정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은평구의 서울기독대학교.

지난 2009년부터 이곳에서 강의해온 이영호 교수는 최근 3년 가까이 학교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2017년 초 학교로부터 재임용 거부 통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신고 없이 대한변협 산하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직을 맡았다는 이유인데 핑계일 뿐이라는 게 이 교수 주장입니다.

[이영호/서울기독대학교 교수 : (4년 전에) 총장 사퇴·퇴진을 (요구)하는 학내 사회에 아주 심각한 소요가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그때 제가 교수 비상대책위원 대표를 맡게 되었고요.]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아 대학이 폐교 심의 대상에 놓이자 학내에서 총장에게 부실 경영의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일어났는데 총장이 여기에 참여한 교수들에게 보복했다는 겁니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재임용 거부나 파면 처분을 받고 소송을 낸 교수는 모두 4명.

논문 표절부터 종교적 이유까지 명분은 다양했는데 법원에서 모두 무효로 판결 났습니다.

하지만 이 교수 등은 여전히 강단에 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총장이 이사회와 재단에 큰 영향력을 발휘해 학교 운영을 좌지우지하며 이들의 재임용도 미루고 있다는 겁니다.

실제 교육부는 지난해 이 대학에 대한 감사에서 교직원 자녀들을 임의로 학생으로 등록 시켜 학생충원율을 조작하는 등의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총장 파면을 요구했는데 서울기독대 교원징계위원회는 사람까지 바꿔가며 감봉 1개월의 솜방망이 징계를 하는 데 그치기도 했습니다.

학교와 재단 측은 총장의 해명을 듣는 등 사실 확인 절차를 거쳐 징계를 감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재임용 거부·파면된 교수들에 대해 법적 절차에 따라 재임용과 재심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교수의 바람은 정상화된 학교로의 복귀, 단 하나입니다.

[이영호/서울기독대학교 교수 : 강단이 최고의 일터이자 어떤 사람들과도 보람을 가질 수 있는 자리인데 언젠가는 (다시) 가야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죠.]

(영상취재 : 강동철·서진호·홍종수, 영상편집: 소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