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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시도자, 반복 가능성↑"…'정서적 전염' 관리 필요

정서적 전염, 10∼20대 여성에서 두드러져

<앵커>

유명인이나 가까운 이의 갑작스런 죽음은 다른 이들에게도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이미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적이 있는 사람들은 같은 선택을 반복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통계도 있는데, 이들을 돌볼 적극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늘(25일), 이슈 리포트 깊이있게 본다에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자살을 시도했던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위험이 25배나 높다는 게 국내 조사 결과입니다.

[김 모 씨/응급실 자살 시도자 상담사 : 다음 진료 안내를 드리려고, 상담 안내를 드리려고 전화를 했는데 안 받으시는 거예요. 2일 뒤에 시도해서 사망하신 걸 겪은 적 있어요.]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사람을 기준으로 파악해 보니, 지난해 자살 시도자는 1만 7천 명에 이릅니다.

2년 전보다 두 배 넘게 늘었습니다.

특히 베르테르 효과, 즉 가족과 친구 혹은 유명인의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 위험성은 더 커집니다.

이런 정서적 전염은 좋아하는 사람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10대와 20대 여성에서 두드러집니다.

[박 모 씨/응급실 자살 시도자 상담사 : 故 설리 씨 이후에 20대 여성분들이 좀 많이 왔었고, 기존에 우울감이 있고, 또 자살 시도 경험이 있는 대상자들한테 미치는 영향력은 정말 큰 거 같아요.]

남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는 강제로 치료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지만, 자신이 스스로를 해칠 위험성은 본인이나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치료가 가능합니다.

[박 모 씨/응급실 자살 시도자 상담사 : 전화하면 그냥 아예 끊어버리든가 안 받으시든가, 그런 분들을 강제로 개입할 수 없고, 강제로 찾아갈 수 없는 부분이니까, 그거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국은 위험도가 높은 사람이 발견되면 3일 동안 입원을 시켜 치료받게 하는데, 유명인도 예외 없이 적용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료에 대한 결정권이 본인이나 가족에 있습니다.

하지만 핵가족화가 심화하는 만큼 이젠 사회가 개입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종우/중앙자살예방센터장(경희대병원 교수) : 안타까운 생명을 아무 방법 없이 잃고 있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면에서, 법적인 제도적인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살 위험성에 대한 강제 치료는 인권 침해의 우려가 있긴 하지만, 국내의 심각한 실태를 고려한다면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이승희)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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