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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하루 한 잔' 커피 가격, 얼마가 딱일까?

<앵커>

월요일 아침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는 커피 이야기입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성장세는 정말 끝도 없다고들 얘기하는데 이렇게 커피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커피 한 잔 값을 조사했다고요?

<기자>

네. 지금도 커피 한 잔 사들고 출근하는 분들 있을 겁니다. 20살 이상의 한국인은 1년 동안 평균 353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 올여름에 현대경제연구원이 추산했습니다.

거의 모든 성인이 하루 한 잔씩 마신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죠. 실제로 원두 수입 규모를 보면 유럽연합 전체 시장이 1위인 통계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6위에 올라 있습니다.

우리 앞에 미국, 일본, 러시아 정도 있는데 단순하게 인구 대비해서 봐도 우리가 정말 커피를 좋아하는 거죠.

그런 한국인들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을 이번에 한국소비자원이 물어봤습니다.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 잔 얼마면 괜찮다고 느끼고 있을까요. 3천55원이 적당한 것 같다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어떠세요, 동감하세요?

지금 보시는 표에서처럼 커피 한 잔이 이 가격이라면 어떻게 느끼겠는가, 300원마다 구간을 나눠서 설문조사했더니 3천55원에서 균형점이 찾아졌다는 겁니다.

똑같은 조사를 2017년에 했을 때는 이 지점이 2천886원이었습니다. 2년 동안에 6% 조금 못 되게 높아진 건데 같은 기간의 물가상승률보다 꽤 더 높은 편이거든요.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계속 많아지다 보니, 전보다 커피에 쓰는 돈에 저항감이 약간 줄어들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요.

반대로 시중의 커피값이 기대보다 비싼 곳이 많다 보니까 거기에 점점 생각도 맞춰지는 모습을 좀 보이고 있다고도 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앵커>

네, 적당하다는 그 3천55원도 연간 353잔 그렇게 마시면 110만 원 조금 안 되는 돈, 상당히 부담이 되는 돈인데, 게다가 실제로 커피 전문점 커피 값은 기대치보다는 더 높은 게 사실이잖아요.

<기자>

네 그렇죠. 시중의 커피값을 많이 팔리는 곳 순으로 한 번 짚어보면 국내 커피 시장이 지금 약 7조 원 규모입니다.

이 중에서 스틱커피, 봉지커피 같은 소매 커피 시장 규모가 2조 4천억 원 정도고, 커피전문점 시장은 4조 3천억 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1등 하는 미국계 커피 체인 한 곳의 매출이 무려 1조 5천억 원을 넘습니다. 혼자서 35% 이상을 차지합니다.

여기의 아메리카노 기본 사이즈라고 할 수 있는 톨 사이즈가 4천100원이죠. 한국인들이 기대하는 커피 한 잔 가격보다 34% 정도 더 비쌉니다.

2·3등은 토종 브랜드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두 곳을 다 합쳐도 연간 매출이 5천억 원이 안 됩니다. 1·2·3등이 합쳐서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2·3위는 둘이 합쳐서 1위의 3분의 1이 안 되죠.

여기도 아메리카노 한 잔의 가격은 각각 4천100원, 3천200원입니다. 4등은 역시 미국계, 5등은 다시 토종 브랜드인데요, 거기까지 내려가 봐도 지금 보시는 것처럼 1위와 같거나 더 비쌉니다.

1위가 워낙 압도적으로 시장점유율이 높다 보니까 대체로 시중의 전문점 가격이 1위 브랜드를 기준으로 형성된 경향도 좀 보이고요.

우리나라 사람들 커피 참 좋아하는데 부담을 느끼면서 마시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결과입니다. 참고로 매출 상위 5개 브랜드 말고 전반적으로 커피전문점 가격은 정말 천차만별입니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라는 시민단체에서 조사한 바로는 시중 전문점의 아메리카노 가격 최저·최고가가 10배 차이가 나고요. 평균 가격은 3천247원이었습니다.

매출 3위인 토종 브랜드 가격과 거의 비슷하면서 사람들이 적정가라고 느끼는 것보다 약간 더 비쌉니다.

<앵커>

사실 커피도 원두 품질이나, 가게 위치·분위기에 따라서 가격 차가 나는 건 어쩌면 당연할 텐데요, 소비자들이 느끼는 적정한 커피 한 잔 값 뭘 기준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그건 좀 어렵기는 하지만요. 얘기한 것처럼 커피 한 잔에는 원두값뿐만 아니라 인건비·임대료·마케팅 비용·물가 수준에 따라서 붙인 이유는 여러 가지가 녹아있죠.

그래도 지금까지 본 시중 커피 가격은 이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에서 커피에 대해서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수 있는 사회치고는 조금 더 저렴해질 수 있는 구석은 없을까 좀 생각하게 되는 결과이기는 합니다.

참고로 좀 더 보자면 영국의 한 비교 전문 사이트가 올 9월 말에 세계적으로 스타벅스 라떼 톨 사이즈 한 잔의 가격이 나라마다 어떤지 뽑아봤습니다.

우리나라는 달러로 3.88달러, 올 8월에 보였던 달러당 1천180원에서 90원 사이 환율을 생각하면 꽤 정확한 가격인데요, 우리는 스타벅스가 진출한 76개 나라 중에서 32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중간보다 약간 더 높은 수준이죠. 미국보다는 싸지만 일본이나 타이완보다는 비싼 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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