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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미래 걸린 선거 '역대급' 투표율…밤늦게까지 진행

홍콩 미래 걸린 선거 '역대급' 투표율…밤늦게까지 진행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의 향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구의원 선거가 홍콩 유권자들의 뜨거운 참여 속에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이후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반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인들의 민심을 정확히 드러내는 첫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아침 7시 30분부터 홍콩 일반 투표소 610여 곳과 전용 투표토 23곳에서 일제히 투표가 진행 중입니다.

투표는 밤 10시 30분까지 진행되고 선거구별 당선자는 25일 오전부터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뜨거운 선거 열기를 보여주듯 도심 센트럴에서 외곽의 위엔룽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투표소는 몰려든 유권자들로 긴 줄이 형성됐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밤늦게까지 투표하는 데 한 시간 이상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선거는 홍콩 사상 가장 많은 시민이 참여한 선거라는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6시 30분 기준 249만 4천 618명이 투표에 참여했습니다.

이는 앞서 가장 많은 220만 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던 2016년 입법회 의원 선거 때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투표 종료까지 네 시간을 남겨둔 현재 투표율도 60.36%로 4년 전 구의원 선거 때의 47.01%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앞서 이날 선거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413만 명으로, 지난 2015년 369만 명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과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 여야 정치인들도 이날 이른 오전 투표를 했습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폭동진압 경찰을 배치했지만 선거 영향 논란을 의식한 듯 최대한 유권자들의 눈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경비를 서고 있습니다.

민주화 요구 진영에서도 선거일에는 최대한 폭력을 자제하고 투표로 현 정부를 심판하자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전체적으로 투표 절차가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지만, 어느 때보다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면서 부정선거 고발 건수는 크게 늘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번 선거와 관련해 4천 8백여 건에 달하는 부정선거 고발이 접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이날 선거를 통해 18개 선거구에서 구의원 452명을 뽑습니다.

현재 홍콩 내 친중파 정당 중 최대 세력을 자랑하는 민주건항협진연맹(민건련)이 115명의 구의원을 거느린 것을 비롯해 친중파 진영은 327석의 의석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18개 구의회 중 절대다수를 친중파 진영이 지배하고 있는 겁니다.

반면 범민주 진영은 118석으로 친중파 진영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6월 8일 범죄인 인도법 반대 100만 명 행진을 계기로 홍콩에서 전면적인 민주화 요구 운동이 벌어진 이후 진행되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역대 구의원 선거와는 정치적 위상이 완전히 다른 차원의 선거로 평가됩니다.

이번 선거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를 위한 전초전의 의미도 갖습니다.

452명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천 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됩니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유권자의 직접선거가 아닌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선출됩니다.

구의원 몫의 117명 선거인단을 선출하는 것은 진영 간 표 대결을 통해 이뤄집니다.

구의원 선거에서 이긴 진영이 선거인단 117명을 독식하게 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범민주 진영이 승리할 경우 중국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 방침 등으로 최근 들어 수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시위대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입니다.

행정장관 직선제 등 정치개혁 요구가 활기를 띨 가능성도 있습니다.

친중국 진영이 예상 밖의 승리를 거둔다면 수세에 몰린 시위대의 기세가 더욱 꺾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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