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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잘못이 아닌 '노화 과정'"…바뀌어야 할 인식

<앵커>

아내 영화배우 윤정희 씨가 사실은 10년 전부터 치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남편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가 최근에 밝혔죠, 팬들이 사랑한다는 편지를 많이 써줬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에는 치매는 가까이하면 안 좋지 않냐는 이런 생각들이 많이 퍼져 있죠. 그런데 그냥 치료가 필요한 노화 과정일 뿐이고 사람들의 애정, 관심이 더해지면 병 자체도 나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윤정희 씨 일을 계기로 치매를 둘러싼 오해를 짚어봤습니다.

<기자>

신광자, 추기열 부부는 치매 3등급 환자입니다.

아직까지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7년 전 처음 진단받았을 때 크게 절망했습니다.

[신광자 (76세)/치매 3등급 : 젊어서는 이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이게 사는 목숨일까. 이런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하지만 평소 긍정적이었던 부부는 치매를 감추지 않기로 했습니다.

[추기열 (81세)/치매 3등급 : 주위 사람들한테 저는 자랑하다시피 얘기를 해요. 그래야 내가 조금 이상한 행동을 해도 그 사람들이 이해해줄 거 아니에요.]

하지만 주변 반응은 예상과 달랐습니다.

[치매환자 보호자 : 치매환자 보호자 엄마가 지금 이런 상태라서 조금 그러니까 이해해 달라고 얘기를 했어요. 근데 그게 아 그래, 그럼 내가 잘해야지, 이게 아니라 어머 그래? 그러면서 거리를 두는 거 있잖아요.]

국내 65세 이상 가운데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계치매학회 조사결과 치매환자를 돌보는 사람의 35%는 자신이 치매에 걸릴 경우 알리지 않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치매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치매환자의 치료에는 약물만큼 사람들과 어울려 먹고 얘기하고 운동하는 일상생활이 중요한데 외부의 부정적 시선은 이걸 방해합니다.

[김희진/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 (치매 치료가) 일상생활이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거든요. 잘 먹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꾸준히 운동한다면 치매증상도 어느 정도 완화되고, 또는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분도 많습니다.]

세계치매학회는 치매를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노화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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