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가 25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 벡스코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키로 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철도노조는 평화적인 비폭력 집회를 선언한 상태지만 수천 명이 모이고 경찰 역시 대규모 병력을 주변에 배치할 예정이라 예상치 못한 충돌이 생길 수 있다.
21일 부산경찰청과 철도노조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날인 25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지난 15일 신고했다.
20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철도노조는 파업이 타결되지 않는 이상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집회 장소인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인 벡스코(BEXCO)와 불과 400여m 떨어져 있다.
철도노조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장 인근에서 집회를 여는 이유에 대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대선 전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없애고 KTX와 SRT를 통합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아 조합원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KTX·SRT 통합은 철도노조가 파업에서 요구하는 4가지 중 하나다.
애초 집회 신고 인원은 3천명이었지만 부산 외에 대전, 호남지역 철도노조원까지 합류할 예정이어서 5천명은 모일 것이라는 철도노조 예상이다.
몇 개월 전부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경호·경비 안전대책을 세워 온 경찰은 행사 당일 행사장 인근 대규모 집회에 당혹해하고 있다.
신고제인 집회는 명확한 근거가 없는 한 금지하기가 쉽지 않다.
경찰은 철도노조 파업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21일 오후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집회는 보장하되 거리 행진 등은 금지하는 집회 제한 조치 방안 등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제행사 중 집회·시위를 제한하거나 금지했던 판례들도 알아보고 있다.
경찰은 철도노조가 집회를 할 경우 수십 개 중대 병력을 배치할 계획이다.
전국철도노조 부산지역본부 관계자는 "우리는 정당한 요구와 주장을 알리려고 비폭력 평화집회를 할 예정"이라며 "집회가 끝나면 거리 행진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