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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4억대 서울 집 산 20대, 평균 3억은 빚냈다

<앵커>

권애리 기자와 함께 목요일 친절한 경제 시작합니다. 권 기자, 서울에 집 한 채를 30대도 아니고 20대들이 꽤 많이 사들이고 있다고 하는데, 당연한 얘기겠지만 평균적으로 벌어놓은 돈이 많지 않은 만큼 빚을 꽤 많이 지고 집을 사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최근에 서울에서 집을 산 사람들이 그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분석한 자료가 나왔는데요, 평균적으로 20대는 집값의 60% 이상이 본인 돈이 아니었습니다.

차입금, 그러니까 집값 낸 데서 자기 돈이 아닌 비율이 전체 연령대 중에 가장 높습니다. 대출을 받고 전세를 많이 꼈습니다.

이제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 원 이상 집을 사면 어떻게 돈을 마련했는지 자금조달계획서란 것을 지자체에 내야 합니다.

서울의 이 내역을 정동영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아서 쪼개 봤더니 일단 작년 12월 10일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에서 거래된 집의 평균 가는 6억 2천만 원이고요, 20대가 산 집은 그중에서 평균 4억 8천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평균 3억 1천만 원이 자기 돈이 아닙니다. 집값의 64%죠. 1억 7천만 원만 본인 돈이었습니다.

올해 서울에 집을 산 20대가 아주 많은 건 아닙니다. 전체 2.3%, 정확히 2천24명이에요. 많지는 않은데 빚의 규모가 좀 크죠.

그리고 20대 다음으로 집을 사느라 낸 돈에서 자기 돈 아닌 비율이 높은 연령대는 30대였는데요, 여기도 차입금이 55%입니다.

30대는 평균 5억 5천만 원짜리를 샀는데, 그중 빚이 3억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이 많습니다. 정확히는 2만 3천158명, 20대와 합치면 전체 매수자의 30% 정도 비중입니다.

<앵커>

서울 집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까, 좀 무리해서라도 일찍 사야 된다. 이런 생각이 젊은 세대들에게 확산이 되고 있는 걸까요?

<기자>

과거와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조금 힘들긴 합니다. 집을 사는 사람들의 연령 분포, 그리고 돈을 어떻게 마련하는지 둘 다 작년 12월 이후부터 조사하고 발표하기 시작한 자료입니다.

그래도 20~30대의 차입금 규모로 미뤄봤을 때 집값이 오를 걸로 보고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사야겠다. 하는 사람들이 일단 올해는 꽤 많아 보이는 숫자죠.

특히 20대는 남의 돈 3억 1천만 원 중에 대출받은 돈이 평균 1억 1천만 원이었고요. 전세 낀 게 컸습니다. 임대보증금이 1억 6천만 원 정도입니다.

서울에서 집을 산 모든 연령대 중에서 자기 스스로 대출이 안 되고 증여분이 큰 10대 이하를 빼고, 대출보다 전세 낀 돈이 더 큰 건 20대가 유일합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는데요, 일단 20대는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편일 테니까 큰 대출받기 어려운 편인 사람이 많을 겁니다.

또 아직 부모님과 살거나 하면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걸 노리고 이른바 '갭 투자'를 일찍 시작한 사람들도 좀 있어 보이는 숫자죠.

<앵커>

그래도 20대가 겁도 없이 이렇게 큰 빚까지 져가면서 집을 살 때는 뭔가 믿는 구석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글쎄요. 일단 젊은 사람들이 집을 사는 것 자체를 뜨악하게 볼 일은 아닙니다. 젊은이들이 안정적으로 집을 빨리 얻을 수 있게 신혼부부 혜택을 주택 정책마다 넣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조사에서 보인 차입금 규모가 '좀 무리하는 사람들도 있겠네' 그게 우려되는 거죠.

서울 집값이 들썩이는 건 사실이고요, 앞으로 집값 전망도 엇갈립니다. 하지만 무리한 차입금은 웬만한 집값 상승기에도 사실 위험합니다. 대출 상환 부담도 있고요.

또 요즘 추세에서 하나 특징을 봐야 할 게 서울의 집 매매가는 아직 들썩이고 있지만, 전세가는 올해 1.7% 정도 내렸거든요. 전세금 돌려줄 때도 생각해야 합니다.

세입자한테 돌려줄 여력을 생각하지 않고 과하게 전세에 의존하는 건 위험하다. 올해 역전세 문제 전국적으로 계속 이슈고요, 서울도 다른 데보다는 훨씬 덜하지만 완전히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대통령도 그제(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집값은 꼭 잡는다, 다시 한번 천명했죠.

이미 시장에서도 최소한 계속 쭉쭉 오르는 건 좀 무리겠다는 요인들이 보이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달에 기록적이었다는 거래가 일부 허위 매물로 밝혀졌습니다.

과열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어 하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건데, 정말 계속 오르기만 할 거면 그런 사람들이 지금 왜 나오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볼 때입니다.

빚은 아무리 저금리라도 신중하게 내는 거다, 다시 말씀드리고 싶고요. 이 자료를 낸 정동영 의원이 하나 지적한 것은 특히 20대가 신고한 자기 자금 자체는 어떻게 이뤄진 걸까 하는 점입니다.

자금조달계획서를 내지만 정부가 그 내용을 보통 확인까진 안 하고, 제출한 대로 믿어주고 있습니다. 집값에 자기 돈이 평균 1억 7천만 원 들어갔다는 20대가 증여로 신고한 돈은 그중의 4천만 원 정도거든요.

세금 부담이 없는 딱 그 정도 선인데요, 정 의원은 여기에 대해서 편법 상속으로 제대로 안 써낸 사람들도 있지 않겠나 추정했습니다.

이런 부분에 요새 점점 조사가 강화되는 분위기입니다. 하고 있고요, 앞으로도 하겠다고 정부가 계속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도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네. 조사가 제대로 잘 이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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