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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 찬반갈등 계기 폭행·훼손…경찰 수사

홍콩 시위 찬반갈등 계기 폭행·훼손…경찰 수사
▲ 레넌벽 훼손 사건 관련 고소장 제출을 위해 민원실로 향하는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소속 학생들

홍콩 민주화 시위를 둘러싼 우리나라 대학가의 찬반 갈등이 폭행과 게시물 훼손 등으로 번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명지대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두고 한국 학생과 중국 학생이 벌인 폭행 사건을 수사중이라고 20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전날 오후 8시쯤 명지대 학생회관 건물 내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를 받습니다.

이들은 사건 당일에 경비직원의 신고로 경찰관이 출동하자 임의동행 형식으로 출석해 신원 등을 밝힌 후 귀가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다시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대자보 위에 한 중국 학생이 이를 반박하는 내용이 담긴 종이를 붙여서 가리려다 이를 제지하려는 한국인 학생과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사건 경위를 전했습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서울대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레넌 벽' 훼손 사건에 대한 고소장을 20일 접수하고 수사에 나섰습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은 20일 오전 경찰서를 방문해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홍콩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설치됐던 서울대 레넌벽 일부 훼손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레넌벽에 붙어 있던 두꺼운 종이 재질의 손피켓이 찢어진 점 등을 보고 이를 누군가 의도적으로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최근 전남대, 한양대, 연세대 등 국내 대학들에서도 홍콩을 지지하는 현수막과 대자보, 레넌벽 등이 뜯겨 나가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학생모임은 "배움의 공간에서 (대자보 등을) 훼손하는 것은 다른 의견을 힘으로 짓누르려는 행위이며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면서 "고민 끝에 고소라는 강경한 대책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자보 등) 훼손 시도들이 한국 대학가에서 혐중 정서로 이어지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그렇기에 대자보 훼손의 범인이 혹여 중국인 유학생으로 밝혀진다면, 반성문 작성을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학생모임은 이달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 벽면에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표시하는 레넌 벽을 설치했습니다.

레넌 벽은 1980년대 체코 공산정권 시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프라하의 벽에 비틀스 멤버인 존 레넌의 노래 가사와 구호 등을 적어 저항의 상징으로 만든 일에서 유래했습니다.

한편 서울대 총학생회는 지난 17일 각 단과대학 학생회장 연석회의를 통해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 지지에 동참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총학생회는 23일 서울 시청광장 인근에서 열리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위한 대학생·청년 긴급행동'에도 연대해 참여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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