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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한 도로 두고 왜…크레인으로 제품 나르는 이유

<앵커>

충남 아산의 한 농공단지에 입주한 기업체 등 3곳이 도로부지를 소유한 개발사업자의 횡포를 호소하고 나섰습니다. 8천400만 원을 주고 산 도로부지를 한 업체당 17억 원씩 사가라며 도로를 봉쇄한 것인데, 다급해진 업체들이 크레인을 동원해 공중으로 제품을 실어나르는 진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인범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크레인이 화물차에 실린 철판을 10여m 높이의 옹벽 너머 공장 터로 실어나르고 있습니다.

반도체 장비에 들어갈 원자재인데 크레인 비용만 한 달 1천만 원이 넘습니다.

멀쩡한 도로를 놔두고 이런 사태가 벌어진 건 도로 소유주인 개발업자가 10여 일 전부터 차량 출입을 차단하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쇠말뚝을 박아 출입문을 만든 것도 모자라 컨테이너를 동원해 한쪽 차선을 가로막았고 급기야는 공장진입 도로를 파헤쳐 공장 2곳의 출입이 원천봉쇄됐습니다.

개발업체가 보낸 내용증명입니다.

17억 원을 주고 사든지, 매달 3천400만 원씩 사용료를 낼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재정/석재가공업체 대표 : '나 아니면 공장 문 닫아야 된다'라고 노골적인 협박을 하고 있으니까요.]

[오도영/레이저 가공업체 대표 : 제품을 만들어서 물건을 다 납품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저희 회사도 피해가 크지만 저희 협력사들도….]

식당 1곳도 똑같은 요구를 받아 3곳을 합치면 모두 51억 원에 달하는데 등기부에 나타난 개발업체 취득 가격은 8천400만 원에 불과합니다.

무려 60배를 뻥튀기한 셈인데 개발업체는 억지에 가까운 주장을 합니다.

[개발업체 관계자 : 하루 만에 100배 뛸 수도 있고, 좋은 물건을 잘 사면. 그게 민주 사회이지, 안 그렇습니까? 현재 가치를 두고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닙니까?]

경찰과 아산시는 중재를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고, 결국에는 사법당국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법적 분쟁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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