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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찌꺼기 하수도 직행…오염 주범 '불법 분쇄기'

<앵커>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서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분쇄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분쇄기 제품 상당수가 음식 찌꺼기를 제대로 거르지 않고 하수도로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는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음식물 분쇄기가 설치된 가정집 싱크대입니다.

음식물을 싱크대 구멍으로 흘려보내면 분쇄기가 작동해 조그만 알갱이로 갈립니다.

이 알갱이들은 싱크대 아래 설치된 2차 처리 장치에 모이고, 이 찌꺼기들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가정집은 찌꺼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분쇄기로 갈린 찌꺼기를 담아내는 2차 처리 장치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前 판매업자 : 2개월 동안 판매한 개수는 대략 80~90개 정도 되고요. 제가 설치한 모든 게 2차 처리기 없이 설치를 했습니다.]

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인데 불법입니다.

현행법은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2차 처리 장치에서 음식물 찌꺼기를 80% 이상 회수하는 제품만 인증하고 있습니다.

음식물이 섞인 오수는 하수 처리장 과부하 문제도 유발합니다.

[배재근/서울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설계할 때부터 BOD, COD, SS라는 게 있어요, 수질 기준인데요. 대개 200ppm으로 설계를 하게 됩니다. 현재 음식물 쓰레기 파쇄물이 들어가고 하면서 계속 그 농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문제가 심각한데, 분쇄기 인증 허가와 사후 감독은 허술합니다.

환경부는 이 업무를 상하수도협회에 위탁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불법 판매가 의심되는 제품 11개에 대해 조사를 벌여 9개 제품 인증을 취소했지만, 늘어나는 판매량에 비해 담당 인원은 4명으로 관리 감독은 역부족입니다.

불법 설치가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광범위한 실태 조사가 필요합니다.

이에 대해 제조 업체 측은 분쇄된 음식물이 2차 처리 장치 없이 하수 처리장으로 가도 수질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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