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홍콩 대자보 훼손'에 "애국심 이성적으로 표현해야"

한국의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가 훼손되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외교부가 해외에 있는 중국인들에게 "애국심을 이성적으로 표시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에서 화교나 중국 유학생이 조국 통일에 대해 지지를 표시하고 홍콩의 번영·안정에 대한 바람을 표현하고 있다"면서 "국가를 분열하고 중국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언행에 분개와 반대를 표시하는 것은 당연하며 사리에 맞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해외의 중국 국민은 이성적으로 애국심을 표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중국 정부는 해외 국민이 현지 법규를 준수하도록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대자보 훼손 사태와 관련해 지난 15일 주한 중국대사관이 성명에서 "당연하며 사리에 맞는 일"이라고 두둔한 뒤 비슷한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해에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답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브리핑 후 "'당연한 일'이라는 말은 대자보를 훼손하는 행위가 아니라 유학생들이 애국심을 드러내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또 주한 중국대사관이 "이성적" 태도를 촉구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한편 그는 브리핑에서 관련 국가들이 중국 국민의 합법 활동을 존중하고 보장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연세대와 고려대 등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중국인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에 의해 훼손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서울대에 설치됐던 '레넌 벽'도 이날 훼손된 채 발견됐습니다.

학생들은 이와 관련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