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세련, 조국 자녀 입학취소 거부 고려대 총장 고발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딸의 고려대 입시 부정 의혹을 놓고 이 대학 총장이 시민단체로부터 피소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검찰이 향후 재판에서 의혹에 관해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의 부인 정 교수의 자녀 입시비리 혐의 수사 과정에서 딸의 고려대 입시 관련 사항도 살폈지만 정 교수의 공소장 내용에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서울대 및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와 달리 고려대 입시는 공소시효가 완료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조 전 장관의 딸은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수시 전형으로 입학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공소장을 살펴보면 정 교수가 딸의 고려대 입시 때에도 허위 내지 과장된 자료를 제출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나와 있습니다.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딸의 고교 시절 단국대·공주대 인턴 경력을 꾸몄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런 내용이 생활기록부에 담겼으므로 고려대 학부 입학 때도 결국 허위 스펙이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점을 추정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공소장 공개 후 논란은 고려대에서 불붙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조 전 장관 딸의 입학 취소를 촉구했고, 이 대학 정진택 총장은 입시 관련 자료가 폐기됐고 검찰이 공소사실에 이 내용을 넣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당장 어떤 식으로 처분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에 시민단체인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학교 측의 미온적 대처를 문제 삼으며 정 총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이날 오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고려대 입시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됐기 때문에 (정 교수) 공소사실에 포함이 안 된 것"이라며 "다만 공소사실에 한영외고 생활기록부에 기재된 허위 스펙 부분이 나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정 교수) 재판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재판 진행 상황을 점검하면서 고려대 입시 지원 서류 등 관련 내용을 공소 유지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재판 과정 중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공소장의 범위를 넘는 자료를 공개하거나 해당 학교 측에 제출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검찰은 최근 정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정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내용 등을 공개적으로 밝힌 진중권 동양대 교수에 대해서는 필요할 경우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진 교수를 조사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향후 수사상 필요성이나 본인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검토해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와 조 전 장관 등 가족들 간 면회는 계속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정 교수가 구속된 지난달 23일 이후 자주 정 교수 면회를 하고 있고, 딸은 최근 화상 접견 방식으로 정 교수를 면회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두고, 가족 면회는 허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부부 모두가 수사대상인 점을 고려하면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접견 금지를 불허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옵니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재소환 시기 등을 변호인과 조율하고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한차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조 전 장관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상황 등을 놓고 검찰은 수사에 차질은 없지만 일정은 조금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고 (조 전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과 부산대 장학금 부분도 확인해야 한다"며 "정 교수 공소장에 기재 안 된 추가 입시비리 관련 부분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14일 조 전 장관 소환 이후에도 추가적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조 전 장관을 재소환해 사실관계를 따질 계획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