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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잡고 잔치도 열고…이웃과 정 나누는 '가래치기'

<앵커>

'가래치기'라고 들어보셨습니까. 농촌 마을에서 추수가 끝난 뒤 저수지의 물을 빼고 가래라는 대나무 어구를 이용해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방식인데요, 고기를 잡아 잔치도 열고 마을 사람들이 함께 나누는 훈훈한 풍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동근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수확을 마치고 물을 뺀 강진 병영면의 한 저수지.

허리춤까지 낮아진 저수지 곳곳을 오가며 주민들이 고기잡이에 분주합니다.

이렇게 대나무를 엮어서 바구니처럼 생긴 어업 도구를 가래라고 부릅니다.

이 가래를 보시는 것처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진흙 속에 있는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업방식이 가래치기입니다.

가래를 들었다 놨다 하며 허탕 치기를 수차례.

기 싸움 끝에 진흙 속에 숨어 있는 물고기가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어른 팔뚝보다 큰 붕어며 가물치 같은 민물고기들이 줄줄이 잡힙니다.

[정승식/전남 강진군 : (일반 낚시랑) 틀리죠, 이 안에 들어가면 짜릿짜릿 하고 때려요. 고기가 들어가 있으면… 그러다 손으로 더듬으면 잡혀요.]

전통 어업방식인 가래치기는 농사철이 끝난 늦가을, 내년 농사를 위해 저수지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시작됐습니다.

한해 농사에 대한 노고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기 위해 마을 잔치를 열고 잡은 고기를 함께 나누며 화합을 다지는 풍습입니다.

[송진우/관광객 : 전통 어로를 보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어로라기보다 하나의 놀이 같은데 어르신들이 전통을 이어가서 계속 활성화됐으면 좋겠습니다.]

가래치기는 각박한 사회에서 이웃과 정을 나누고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는 소중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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