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억대 재산피해를 낸 부산 사하구 구평동 산사태 관련 피해자들이 정부와 기초단체를 상대로 사고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청구소송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15일 구평동 산사태 피해기업에 따르면 유가족과 피해기업 7곳이 국가와 사하구에 사고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청구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피해 기업과 유가족은 법무법인에 정식으로 사건을 의뢰한 단계는 아니지만, 산사태에 따른 피해 책임이 정부와 사하구에 있는 것으로 보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
해당 법무법인 관계자는 "기초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인 산사태가 아니라 석탄재 사면 붕괴사고에 가깝다"며 "석탄재가 어디서 어떻게 유입됐는지 관리가 어떻게 됐는지를 통해 국가와 사하구에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산사태로 총 7곳의 기업이 심각한 피해를 받았지만, 아직 피해 보상이나 지원은 전무한 상태다.
자연재해로 기업체가 피해를 받았을 경우 국가가 배상해줄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은 구평동 1번지로 토지 소유주가 학교법인 동아학숙으로 등록돼 있지만, 점유자는 국방부로 등록돼 있다.
또 관리 의무는 구청에 있다.
피해기업들은 동아학숙, 국방부, 구청 등 3개 기관이 산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하구와 국방부, 동아학숙 측은 부산토목학회의 산사태 원인조사 결과만 기다리며 책임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산사태 원인조사 결과에서 일정 부분 책임소재가 가려지면 국가배상 신청 소송이 정식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하구는 내년 우수기 전까지 필요한 복구 비용으로 44억원을 추산했지만, 국·시비 확보가 8억원밖에 되지 않은 상황이라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구 자체 예산으로 복구 예산을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달 초 사하구청장이 직접 행정안전부를 방문해 복구 지원을 호소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