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 17 여객기 피격 사건을 수사해온 국제조사팀이 고위 러시아 관리들과 용의자들 간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기록을 새로운 증거로 제시했다고 AP, AFP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국제조사팀은 이날 러시아 고위 관리들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친러 반군 조직 지도자들 사이에 오간 통화 녹음 기록을 공개하고 이는 러시아와 이 반군 간의 관계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가깝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국제조사팀은 이들은 통화에서 행정, 재정, 군사 문제에 대해서 논의했다면서 이 반군 조직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은 군사적 지원을 넘어선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국제조사팀은 이들이 러시아 정보기관 연방보안국(FSB)이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특수 보안 전화를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2014년 7월 우크라이나 상공을 지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MH17 여객기는 부크(BUK) 미사일을 맞고 격추됐으며, 이 사건으로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숨졌다.
사망자의 3분의 2를 차지한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국제조사팀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친러 반군 조직의 소행으로 결론 내리고 지난 6월 러시아 국적자 3명과 우크라이나 국적자 1명 등 4명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국제조사팀은 용의자들을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해 재판에 넘겼으며, 이들에 대한 재판이 내년 3월부터 헤이그지방법원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이고리 기르킨은 FSB 대령 출신으로, 사건 당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반군 조직 내 최고 군지휘관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