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 미술사에서 미니멀리즘과 개념미술의 대부로 불리는 솔 르윗은 말년에 들어서 새로운 작품세계를 선보였습니다.
이전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조각 작품들인데요, 이주상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산 모양 같기도 하고 바위 덩어리들 같기도 한 부정형의 물체 겉면으로 화려한 원색의 페인트가 흘러내렸습니다.
페인트를 통째로 들이부은 듯 다섯 가지의 색채 구성도 부정형입니다.
굴곡의 크기에서 느껴지는 힘과 색채에서 나오는 아기자기함이 묘하게 어우러져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합니다.
검은색 페인트를 뒤집어쓴 듯한 단색의 작품에서는 단단함이 더 두드러집니다.
'얼룩'이라는 의미의 스플로치 시리즈로, 2001년 휘트니 미술관 회고전에서 첫선을 보였습니다.
직선 형태의 기하학적 모양에 흰색 위주였던 초기 솔 르윗 작품과는 전혀 다른 양식이었습니다.
70대의 나이에 접어든 시점에 그동안과는 다른 곡선과 파격적인 색채의 도입을 시도한 겁니다.
[박미현/줄리아나 갤러리 대표 : 우리가 황혼의 태양을 보면 아름답잖아요? 그러니까 솔르윗이 만날 백색의 조각만 하다가 자기도 이렇게 아름다운 칼라의 조각을 남기시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솔 르윗의 미니멀리즘 시기 작품들 가운데 큐브 회화작품들도 함께 선보입니다.
수채화 물감에 고무를 섞어 불투명한 효과를 내는 과슈 기법으로 제작돼 큐브의 입체감을 살려줍니다.
미니멀리즘의 솔 르윗과 개념미술의 솔 르윗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