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축하행사 때 일왕 부부가 행사장을 떠난 후에도 만세가 여러 차례 이어진 것을 놓고 SNS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3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행사에서 일왕 부부가 현장을 떠난 후에도 만세삼창이 최소한 16번이나 계속돼 적게 잡아도 '만세 48창'이 이뤄졌습니다.
이부키 분메이 전 중의원 의장이 '세계평화를 기원'한다는 설명과 함께 선창하자 참가자들이 일제히 만세를 따라 불렀습니다.
인기 아이돌 그룹 '아라시' 멤버 5명도 양손을 치켜들고 만세를 불렀고 이후에도 주최 측의 선창으로 '양 폐하 만세', '일왕 만세'라는 함성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행사는 TV로 생중계됐는데, 곧바로 SNS에 관련 투고가 줄을 이었습니다.
'끝없는 만세가 무섭다'거나 '집요하다', 젊은 병사가 일왕 만세를 외치며 죽어간 2차대전을 언급하며 '섬뜩한 느낌 밖에 들지 않는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반면 '경의와 축하의 뜻을 전하는 거니 좋다'거나 '일체감을 느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축하행사는 이부키 전 중의원 의장이 회장을 맡는 '봉축의원연맹'과 게이단렌 등 민간단체로 구성된 '봉축위원회'가 주최했습니다.
홍보담당자는 만세는 "축하하는 자연스러운 마음"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만세의 역사는 메이지 22년(1889년) 대일본제국헌법 공포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메이지 왕의 마차를 향해 만세를 부른 게 처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리를 지낸 와카쓰키 레이지로가 저술한 '메이지·다이쇼(大正)·쇼와(昭和) 정계비사-고풍암회고록-'에 따르면 이때까지는 일왕을 환호하는 단어가 없어 공손하게 인사만 했으나 존경과 친애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대학교수 등이 고안해낸 단어가 '만세'였습니다.
지난달 22일 나루히토 왕의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의식이 국가행사로 진행됐는데, 아베 총리의 만세삼창 선창을 참석자들이 따라서 불렀습니다.
만세가 계속되자 SNS에서는 정작 일왕이 '곤란해 하지 않았을까'라는 글도 올라왔습니다.
가와니시 히데야 나고야대 대학원 교수(역사학)는 "세계대전 전처럼 왕의 권위를 높이고 싶어하는 보수파의 생각이 장시간 만세를 계속 부른 데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만세'라는 단어는 전에 일왕 숭배나 군국주의를 추진하기 위한 방책이었다는 걸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