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호박 속 곤충서 9천 900만 년 전 꽃가루 매개 확인

호박 속 곤충서 9천 900만 년 전 꽃가루 매개 확인
▲ 연구 대상이 된 9천 900만년 전 호박(왼쪽)과 호박속의 A.부르미티나를 확대한 장면

9천 900만 년 전 송진이 굳어 만들어진 호박 속에서 꽃벼룩과 딱정벌레와 꽃가루가 발견돼 곤충의 화분 매개에 대한 가장 오래된 화석 증거로 학계에 보고됐습니다.

이는 곤충의 화분 매개 증거를 5천만 년 이상 끌어올리며 가설로만 남아 있던 백악기 중기 곤충에 의한 속씨식물의 폭발적 증가설을 증거로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중국과학원과 인디애나대학에 따르면 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의 왕보 교수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미얀마 북부 광산에서 발굴된 호박 안의 딱정벌레와 화분을 연구한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호박 속에 갇힌 곤충을 X선 마이크로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확인해 꽃벼룩과 딱정벌레의 새로운 종으로 분류하고 '앙기모르델라 부르미티나(Angiomordella burmitina)'라는 학명을 부여했습니다.

현존하는 꽃벼룩과 딱정벌레는 꽃을 찾는 전형적인 곤충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A.부르미티나도 뒷다리가 크고, 잘 발달해 꽃과 식물 사이를 날아다니거나 점프를 하면서 입 근처에 다리와 비슷한 구조로 된 위턱 수염을 이용해 꽃가루를 수집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연구팀은 호박 안에서 딱정벌레의 몸에 붙어 있거나 주변에 있던 62개의 꽃가루 알갱이를 찾아냈으며, 크기와 형태, 구조를 분석해 곤충과의 접촉을 통해 확산하는 전략을 가진 꽃가루라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종자식물은 밑씨가 씨방 안에 들어 있는 속씨식물과 밖으로 드러나 있는 겉씨식물로 나뉘는데, 현화식물(flowering plant)로도 불리는 속씨식물은 1억 4천 만 년 전인 중생대 때 출현해 백악기 중기 때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돼왔습니다.

속씨식물은 30만 종으로 늘어나며 식물의 90%를 차지하지만 폭발적 증가의 원인에 대해서는 찰스 다윈조차도 "끔찍한 미스터리"라고 지칭할 정도였습니다.

이후 곤충이 화분 매개 역할을 한 것이 주요 원인일 것으로 추정됐지만 화석 증거는 4천500만~4천800만 년 전인 신생대 에오세 중기 것이 전부여서 가설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곤충과 화분학적 증거를 토대로 딱정벌레 호박 화석이 적어도 9천 900만 년 전에 꽃가루 매개 곤충을 통한 수정이 진행됐다는 가설을 입증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꽃가루 분석을 맡은 논문 공동저자인 인디애나대학의 데이비드 딜처 교수는 "곤충과 꽃가루가 하나의 화석에 보존된 것을 찾는 것은 극히 드물다"면서 "곤충의 종자식물 화분 매개에 대한 가장 오래된 증거를 확보한 것 이외에도 식물과 동물이 이 시기에 협력적 진화를 했다는 점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화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진=난징 지질·고생물학연구소(NIGPAS) 제공, 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