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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브렉시트당 대표 "총선서 보수당 지역구에 후보 안 낼 것"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적극 지지하는 브렉시트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보수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EU 탈퇴 지지자의 표가 보수당과 브렉시트당에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수당 입장에서는 총선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나이절 패라지 브렉시트당 대표는 이날 선거 유세를 위해 잉글랜드 북동부 하틀풀 지역을 찾았다.

이곳은 오랫동안 노동당 의원이 선출된 곳이지만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에는 EU 탈퇴 지지율이 64%로 더 높았다.

패라지 대표는 "브렉시트당은 지난 총선에서 보수당이 승리했던 317개 지역구에서는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하틀풀과 같이 기존에 노동당 의원을 배출했지만 EU 탈퇴 지지율이 높은 지역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패라지 대표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EU와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이름뿐인 브렉시트를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약 이를 버리지 않으면 브렉시트당이 600여개의 선거구에 후보를 내 보수당과 경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신 보수당이 EU와 '완전한 단절'(clean-break)과 같은 브렉시트를 추진한다면 총선에서 선거 협정을 맺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이를 거절했다.

앞서 지난 5월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보수당 정부가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한데 실망한 지지층이 옮겨가면서 신생 브렉시트당은 1위를 차지하는 돌풍을 몰고 왔다.

이에 이번 총선에서도 브렉시트당이 EU 탈퇴 지지자들의 표를 얻으면서 보수당 기반을 잠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패라지는 자신의 입장 변화가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민주당 등 중소정당에서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요구해온 가운데 노동당 역시 이를 수용하면서 총선 결과에 따라 개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슨 총리는 패라지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브렉시트를 완수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보수당을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한 것이 기쁘다"고 환영했다.

보수당은 지난 2017년 조기 총선에서 하원 650석 중 317석을 얻어 과반 확보에 실패했다.

이에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해 정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당론에 반대해 투표했던 의원들을 제명하고, 일부 의원은 스스로 탈당하면서 의회 해산 직전 보수당 의석은 298석에 불과했다.

패라지 대표의 결정으로 보수당은 기존에 차지했던 지역구의 수성 가능성은 커졌지만 여전히 노동당 지역구에서는 브렉시트당과 EU 탈퇴 지지자들의 표를 나눠 가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노동당 지역구 의석을 탈취해 하원 과반을 넘기겠다는 보수당 선거 전략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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