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음에 랩까지 나오는 '기내 안전 영상'…의견 분분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19.11.11 07:27 수정 2019.11.11 08: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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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객기는 이륙 전에 안전 요령을 알려주는 영상을 승객들에게 틀어주죠. 최근엔 이 안전영상에 K팝 스타를 등장시키는 등 파격적으로 만들고 있는데 의견은 분분합니다.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한항공이 지난 4일부터 도입한 기내 안전 비디오 영상입니다.

아이돌 가수들이 춤추고 노래하는 동안 기내 주의사항과 안전요령을 안내합니다.

뮤직비디오 형식을 빌려 승객들이 집중하도록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입니다.

승객들은 일단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캄리시/호주 시드니 거주 : 전자적이어서 현대적이고 애들 나오는 것도 좋고 노래를 부르니 주의를 끄네요.]

[유기일/서울 도화동 : 괜찮은데요, 그거? 제가 보기엔 괜찮습니다.]

정작 필요한 안전요령을 숙지하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승객 : (아이들이 봤을 때) 구명동의를 제대로 입기 위한 설명 인지 모를 수 있을 거 같아요.]

실제로 기내 안전에 중요한 공지가 잘 안 들리고,

[전자기기 및 배터리….]

랩이나 어린이의 발음으로 구명동의 착용법을 안내하는 내용이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외국의 항공전문가는 안전과 오락을 혼동한 항공사는 비상 대처가 안 될 것이라며 이 영상의 부정적 효과를 지적했습니다.

국내 전문가도 현실감 없는 영상이 정작 필요한 안전 규칙을 알리는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의견입니다.

[송병흠/한국항공운항학회장 : (안전 비디오는) 정확한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거든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게 더 좋은 거지, 멋있는 비주얼을 보여주는 게 주목적은 아닙니다.]

항공사들이 유명 배우를 출연시키거나 영화 같은 구성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필수적인 안전 요령 안내가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대한항공 측은 안전에 대한 내용은 다 반영이 돼 있다고 본다며 앞으로 승객들의 의견을 계속 수렴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