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으로 '불법 숙박업 돈벌이'…관리 시스템 구멍

김덕현 기자 dk@sbs.co.kr

작성 2019.11.10 20:45 수정 2019.11.10 22:2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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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행복주택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제공하는 공공임대주택입니다. 당연히 타인에게 재임대를 하는 것이 금지돼있겠죠. 그런데 이 행복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악용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더 황당한 것은 제보자가 신고를 한지 벌써 6개월이 지났는데 아직 사실 확인조차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김덕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해 서울 은평구의 한 행복주택에 입주한 A씨.

윗집에서 나는 소음을 참다못해 지난 5월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냈습니다.

돌아온 답은 황당했습니다.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 : 아주머님이 나오면서 "저희는 곧 갈 거예요." 그게 무슨 얘기냐고 하니까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는 거래요. 그렇게 쓰면 안 되잖아요. 임대 아파트인데.]

행복주택은 일정 소득 이하 무주택 취약계층에 제공되는 임대료가 싼 공공 주택으로 돈벌이로 악용되는 걸 막기 위해 재임대, 즉 전대가 금지돼 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과 A씨가 행복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쓰고 있다며 숙박 사이트에 올라온 투숙객 모집 글까지 찾아내 관리 주체인 SH에 신고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피해 입주민 A씨 : 저희한테 증거가 없고 뭐 형사고발이 어렵고 이렇게 계속 똑같은 말씀을…]

제보자가 이 사실을 신고한 지 6개월 가까이 시간이 흘렀지만 SH는 여전히 불법 전대를 현장에서 확인하지 못했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SH공사의 담당 센터 측은 문제 해결이 늦어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계가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센터 측이 신고를 받고 해당 입주민을 2차례 만났지만 의혹을 부인해 수사 의뢰까지 했는데 경찰이 증거가 부족하다며 돌려보냈단 것입니다.

[SH 지역센터 관계자 : 경찰이 실태조사까지 해야 하느냐. 투숙객이 있으면 그때 고발을 하던지...]

전문가들은 SH와 경찰, 지자체 간 합동 감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불법전대를) 합동으로 조사해야 하고요. 지방자치단체나 서울시 등 관계 기관이 직접 참여한 단속반이 단속해서 (관리감독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

지난 10월 SH에서 모집한 행복주택 청약경쟁률은 평균 10대 1.

취약 계층을 위한 행복 주택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다 체계적 감독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김종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