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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요만큼의 고기를 넣어요"…'비건'이 본 군대 식단

<앵커>

채식주의자 군인은 한 달 절반을 맨밥만 먹는다고 합니다. 정해진 식단만 먹으며 생활하는 군대 특성상,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은 극히 제한적입니다.

쇠고기 미역국과 소시지 볶음이 아침 메뉴로 나왔는데요, 이 메뉴가 지옥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채식주의자입니다.

특히 '완전 채식주의자'에게는 육류가 들어간 소시지와 국, 젓갈이 들어간 깍두기 등 거의 대부분 먹을 수 없고 쌀밥과 김만 먹어야 하는데 이런 식사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전범선/가수, 비건 : 채식주의자 입장에서는 먹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비빔밥에 굳이 요만큼의 소고기를 넣어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그럼 못 먹거든요, 대다수의 단백질원을 못 먹기 때문에 굉장히 배가 고픕니다.]

실제 육군 훈련소의 한 달 메뉴 가운데 '완전 채식주의자'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분석한 결과, 전체 83 (여든세) 끼 중 41 (마흔한) 끼는 쌀밥만 먹을 수 있고 26 (스물여섯) 끼는 쌀밥과 반찬 하나, 6 (여섯) 끼는 반찬 한 가지만 먹을 수 있고 5 (다섯) 끼는 아예 먹지 못했습니다.

군대에 있는 채식주의자 수는 2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채식주의자 대부분은 본인의 신념에 따라 채식을 선택합니다.

우리나라 헌법은 '모든 국민이 개인의 신념을 지킬 수 있다'는 '양심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2012년 교도소에 수감 중인 채식주의자의 처우개선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군대라고 해서 교도소와 다를 건 없다는 게 채식주의자들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군 어디에서도 '채식주의자용 식단'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반면 외국 군대의 경우 채식주의자용 식단을 제공하는 곳이 많습니다.

[임태훈/군인권센터 소장 : 우리 군이 이러한 다양성에 대해서 크게 인식을 못하고 있다, 다양한 어떤 그 신념을 포용할 수 있는 식단을 고민할 때가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군은 군대 안에 채식주의자가 얼마나 있는지 통계조차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전범선/가수, 비건 : 그리고 중요한 거는 채식주의자용 전투식량 먹을 수 있는 거 하나만 있으면 돼요, 그러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해집니다.]

누구나 가야 하는 군대에서 누구든지 먹을 수 있는 밥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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