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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살릴 수 있다면" 뒤늦은 후회…아내 살해 남편 징역 12년

"다시 살릴 수 있다면" 뒤늦은 후회…아내 살해 남편 징역 12년
불륜을 의심해 아내를 추궁하다 둔기로 살해한 70대 남편에게 1심에서 징역 12년형이 선고됐습니다.

부산지법 제5형사부(권기철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1)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평소 아내가 외도한다고 의심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의처증이 있다고 주장하며 외도를 부정하고 가출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A 씨는 4월 9일 병원에서 모친 장례를 치르던 중 오후 10시 20분께 아내와 귀가해 안방에서 막걸리를 마시다 아내의 외도를 다시 추궁했습니다.

이 문제로 다음 날 오전 1시 30분까지 말다툼을 했습니다.

서로 욕설이 오간 싸움 끝에 화가 난 A 씨는 베개 밑에 보관하던 방범용 나무 방망이를 꺼내 아내 어깨를 한 차례 때렸습니다.

이에 아내가 "죽여라, 죽여라"고 소리치자 남편은 아내의 얼굴과 머리 부분을 마구 때렸습니다.

이 폭행으로 아내는 머리를 많이 다쳐 피를 흘리고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와 변호인은 살해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이 아니라 상해치사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 씨는 법정에서 "목숨을 주고라도 아내를 다시 살릴 수 있다면 죽음 택하겠다"고 후회했습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타인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충분하다"고 적시했습니다.

재판부는 "방범용 나무 몽둥이로 머리를 수차례 맞으면 생명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은 예상할 수 있는 점 등을 비춰보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아내가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인식 또는 예견했다고 할 것이므로 살인 의도가 인정된다"고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자수한 점, 고령인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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