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제안에 말 아끼는 日…"논평 삼가겠다"

안서현 기자 ash@sbs.co.kr

작성 2019.11.06 23:15 수정 2019.11.06 23: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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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한일 양국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징용 문제를 해결하자는 문희상 한국 국회의장의 제안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6일) 열린 정례기자회견에서 문 의장이 내놓은 징용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 "한국의 국회에서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른 나라 입법부의 논의에 관해 정부로서 논평하는 것은 삼가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문 의장의 제안이 검토 재료가 되느냐는 질문에도 타국 입법부의 논의라며 논평하지 않겠다며 비슷하게 반응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가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본건에 관해서 계속 정부로서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에 현명한 대응을 확실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징용 문제 해결책으로 일본 기업이 자금을 내는 방안을 일본이 수용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됐다"고 반응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이 언급한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은 지난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징용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그간의 주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회견에서는 스가 관방장관이 일관된 입장의 구체적 내용을 되풀이해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과 문 의장의 제안에 대한 찬반 평가를 명확하게 내놓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을 때 일본 정부가 이런 사실이 공개된 날 즉시 거부 의사를 표명한 것과는 대비됩니다.

스가 관방장관이 논평을 피하면서 내세운 '다른 나라 입법부의 논의'라는 이유도 그간 다른 나라 사법부의 판단인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국제법 위반이라는 단정적인 주장을 되풀이한 것과도 차이가 있습니다.

문 의장의 제안에는 일본 기업이 징용 피해자를 위해 돈을 내는 것도 포함돼 있지만 "책임 있는 기업뿐 아니라 그 외 기업까지 포함해 자발적으로 하는 기부금 형식"이며 양국 국민도 참여하는 방식입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이 실질적으로 배상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취했는데, 문 의장의 구상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셈입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문 의장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교도통신은 스가 관방장관이 일본 정부의 입장은 "일관됐다"고 언급한 점에 주목하며 일본 정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외무성의 한 간부는 "지금의 내용이라면 수용할 수 없다"고 단언했고 다른 간부는 한국 국회의 논의가 문 의장의 제안으로 수렴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간단하게 진행될 것으로 생각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교도통신은 전했습니다.

일본을 방문한 문 의장은 어제 도쿄 소재 와세다대 특강에서 한일 양국 기업의 자발적인 기부금과 양국 국민의 성금을 모아 징용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문 의장은 일제 강점기 징용 피해자를 부린 책임이 있는 기업뿐 아니라 그 외 기업까지 참여하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스가 관방장관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한미 간 논의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스가 관방장관은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하도록 한국을 설득하고 있는데 한국이 결정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종료 결정을 둘러싸고 미국과 한국이 대화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제 3국 간의 대화이므로 논평을 삼가겠다"고 반응했습니다.

(사진=국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