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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워키서 주차 시비 끝에 황산 공격…이민자 혐오 범죄 추정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의 한 식당 앞에서 히스패닉계 남성의 얼굴에 황산을 끼얹은 60대 백인 남성이 혐오범죄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페루계 트럭기사 마후드 빌라레이즈는 지난 1일 이 남성과 주차 문제로 시비를 벌이다 황산 공격을 받고 얼굴과 목에 2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밀워키 경찰은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TV 영상과 목격자 증언을 토대로 용의자가 빌라레이즈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고 통에 들어 있던 액체를 고의로 뿌렸다고 전했습니다.

사건 당시 빌라레이즈는 길가에 트럭을 세우고 인근 식당으로 저녁을 먹으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빌라레이즈는 "용의자가 다가와 여기 주차하면 안 된다. 불법이다. 왜 여기 와서는 내 나라에 해를 끼치느냐"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귀담아듣지 않고 트럭을 다음 길에 주차한 후 돌아왔더니 용의자가 손에 병 하나를 들고 기다리고 서 있었다면서 "'왜 불법적으로 미국에 사느냐"고 물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빌라레이즈는 자신이 미국 시민권자이며, 세계 어느 곳, 누구라도 이곳에 올 수 있다고 말했더니 용의자가 격노한 표정으로 얼굴에 황산을 뿌렸다면서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의료진은 빌라레이즈가 황산 공격을 받은 직후 물로 수차례 반복해 씻어낸 것이 그나마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용의자를 가중폭행과 혐오범죄 혐의로 기소할 방침입니다.

탐 배럿 밀워키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충격을 표하면서 "미국-멕시코 간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들을 '침략자'로 칭하며 소수계에 대한 증오심을 자극한 트럼프 대통령 탓"이라고 비난했습니다.

AP통신은 미 연방수사국(FBI)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미국에서 혐오범죄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히스패닉계를 상대로 한 혐오범죄 발생 건수는 2016년 344건에서 2017년 427건으로 24%나 늘어났습니다.

인종과 출신 국가 등을 이유로 한 혐오범죄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흑인을 상대로 한 것이며 히스패닉계 상대는 전체의 11%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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