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8차 사건 '윤 씨 자필 진술서' 공개…받아쓰기 의혹

<앵커>

진짜 범인이 누구냐, 재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붙잡혀서 20년 옥살이를 이미 한 윤 모 씨 측에서 유리한 증거와 정황들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당시 부르는 대로 받아쓰라고 해서 썼다는 자필 진술서를 공개했고 국과수 자료들도 윤 씨보다 이춘재를 가리키는 내용이 많다는 겁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윤 모 씨가 경찰 조사 때 작성했다는 자필 진술서입니다.

범행 동기와 당시 상황이 적혀 있는데 어미가 바뀌는가 하면 윤 씨가 평소 쓰지 않는 표현이나 한자어가 많이 쓰였습니다.

[윤 씨/'화성 8차 사건' 복역 : 자필로 썼다는데, 나는 자필로 썼다기보다는 받아쓴 걸로 기억이 나요. 형사가 이렇게 써라 얘기했는데….]

윤 씨의 재심 준비를 돕고 있는 박준영 변호사는 공개되지 않은 진술서 가운데 아예 수사관이 대신 써준 것으로 의심되는 것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준영/윤 씨 재심 담당 변호사 : 윤모 씨가 쓰지 않았는데 윤모 씨 이름으로 쓰인 자술서를 봤어요. 수사 관계자겠죠.]

당시 결정적 근거였다고 알려진 윤 씨 체모의 핵종을 비교한 국과수 감정서조차 윤 씨가 아닌 이춘재에 오히려 더 부합하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사 관계자들은 강압수사나 가혹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고 일부는 여전히 연락을 피하고 있습니다.

[화성 8차 사건 담당 형사 : (맡으셨던 사건 관련해서 여쭤보려고 연락 드렸는데요.) 그거에 대해선 말할 생각 없어요.]

윤 씨는 내일(4일) 경찰에 4번째로 출석해 법 최면과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을 예정입니다.

윤 씨의 재심 청구는 다음 주 중 이뤄질 예정으로 화성 8차 사건의 진실 규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