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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으로 서울 한복판에 '내 집'…협소주택 찾는 사람들

<앵커>

서울 집들을 집값 순으로 쭉 줄을 세웠을 때 딱 중간 집값, 지금 8억 7천만 원입니다. 젊은 사람들 입장에선 월급 모아봐야 그만한 돈 모아서 서울에 집 살 수 있겠냐 답답해 합니다. 그런데 서울 한복판에 그 절반 혹은 그 이하 돈으로 자기 집을 세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김승필 기자가 이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창밖을 내다보던 아이가 갑자기 펄쩍펄쩍 뜁니다. 아빠가 일을 마치고 돌아온 것입니다.

[아빠! (도원아.)]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거실 겸 부엌 공간이 나옵니다. 갓 태어난 공주님까지 4인 가족의 보금자리입니다.

김 씨 부부는 결혼과 함께 땅을 사고 집을 지었습니다.

[김두찬 (38세) :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저희한테는 감당할 수 없는 그런 가격이었어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되나, 거기서부터 대안을 찾기 시작한 거죠.]

대지면적은 63제곱미터, 19평 정도. 이곳에 3층짜리 주택을 짓는 데 땅값까지 4억 원 정도가 들었다고 합니다.

세 살배기 아들은 층간소음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계단 오르내리는 데도 선수가 됐습니다. 옥상에서 즐기는 마포 일대의 탁 트인 전망도 덤으로 얻었습니다.

[한혜숙 (36세) : 이사할 걱정이나, 전셋집 알아보고 뭐 그런 거, 그런 생각 안 하는 게 너무 좋죠.]

한양도성 옆에 자리 잡은 작고 높다란 주택.

[주민 : 한 사람씩 다 쳐다보고 가, 사진 찍는다고 난리야.]

한 건축사가 자신의 신혼집으로 지은 주택입니다.

폐가가 있던 33제곱미터, 10평 정도의 땅을 사서, 세로로 5층까지 공간을 쌓아 올렸습니다. 한 층 공간이 16제곱미터, 5평에 불과하지만 창을 크게 내 좁은 공간의 답답함을 해소했습니다.

땅값에 건축비, 가구 구입비까지 합쳐 3억 원이 채 들지 않았습니다.

젊은 부부들로부터 '집 마련의 희망이 생겼다, 목표가 생겼다'는 격려 편지도 받고 있습니다.

[최민욱 (39세) : 아파트 가격이 워낙 높다 보니까, 서울살이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게 굉장히 스트레스잖아요.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자기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구현할 협소주택을 지을 수 있다는 희망을 보신 것 같아요.]

은행에서 근무하는 한 직장인은 수도권의 아파트를 팔고 도심에 협소주택을 지었습니다. 일터까지 가는 시간이 1시간에서 10분으로 줄었습니다.

[김종성 (37세) : (남는 시간을) 자기 개발에 투자하거나 절대적인 휴식에 투자하는 형태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전반의 질은 조금 올라간 느낌입니다.]

공간은 줄었지만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는 이들, 집에 대한 생각을 바꾸니 삶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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