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이나 녹취록 낭독' 노변정담"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민주당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된 지난 7월 2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녹취록을 전 국민 앞에서 낭독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른바 '노변정담' 형식으로 국민들을 상대로 '부당한 압력'은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탄핵 추진의 부당성을 알리겠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미국 매체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어느 시점엔가 나는 아마도 생중계되는 노변정담 형식으로 자리에 앉아서 전화 통화 녹취록을 읽어내려갈 것"이라며 "사람들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이 그걸 읽는다면 그건 솔직한 전화 통화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변정담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이 대공황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위기 상황 속에서 뉴딜정책 등에 대한 지지와 국민의 단합을 호소하기 위해 저녁 시간에 진행했던 라디오 담화입니다.

공식적이고 딱딱한 방식이 아니라 난롯가에서 친지들과 정담을 나누는 듯 국민과 대화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당시 미국 국민의 인기를 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언급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앞으로의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 탄핵 조사 방식을 그동안의 비공개 증언에서 공개 청문회로 전환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벼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겁니다.

TV로 생중계되는 공개 청문회에 대한 맞불로 생방송 여론전을 벌이며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이는데 현실화할지는 미지수입니다.

7월 25일 미·우크라이나 정상 간 통화 녹취록은 민주당이 탄핵 조사 개시를 발표한 다음 날인 지난 9월 25일 백악관에 의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자신은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며 의혹을 거듭 부인했습니다.

역대 탄핵소추 절차가 진행됐던 전임 대통령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은 잘못했고 나는 아무것도 잘못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민주당의 탄핵 조사와 관련, "대중은 이 절차가 얼마나 불공정한지 보고 있다"며 "부패한 정치인인 펠로시와 시프가 공화당을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을 공격한 건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하원을 되찾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