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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왕 · 돼지코' 별명 붙인 초등교사…학생은 2차 피해

눈물 흘리며 사과한 교사, 피해학생 실명 언급

<앵커>

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6학년 아이들에게 상식 밖의 별명을 붙이고 농담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교사는 친밀감을 나타냈을 뿐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볼 수 있는지 리포트 보시면서 판단해보시지요.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감수성이 한창 예민할 나이, 13살 김 모 양의 별명은 '돼지코' '악취왕'이었습니다.

별명을 붙인 건 담임교사.

다른 아이들 별명도 '모욕적'이었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멍청이' '쓰레기' 눈치 보는 개 닮았다고 '눈개'….]

김 양의 일기장입니다.

지난 3월부터 김 양과 담임선생님이 나눈 대화가 이 안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중 일부가 일반인의 상식 수준을 벗어났다는 겁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땀이 났다고 적자) '그래서 악취가 나나?'…. 하루 3번씩 씻어요. 악취 난다고 해서. '돼지코' 별명에 코를 하도 만져서 멍이 들었어요, 벌겋게. 일기장 보고 일주일 울었습니다.]

별명이 싫다는 말에는 "좋은 별명이니 소중히 여기라"는 답이, 아프다는 말에는 생리를 연상시키는 '그날인가?'란 물음이 돌아왔습니다.

김 양 부모가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자 교사는 "친밀감의 표현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교사는 신고 다음 날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는데 그 자리에서 김 양 실명을 언급했고 2차 피해로 이어졌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남학생이 와서 좋냐고 (했답니다.) 선생님이 저렇게 울고 슬퍼하는 데 좋냐고.]

교육 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교사의 어떤 언행이 문제가 된 건지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겁니다.

[교육청 관계자 : (조사 결과가 안 나온 상태서) 학부모들이 편견을 가질 수도 있잖아요. 그 선생님에 대한 인권침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선생님이 힘드시기도 하기 때문에….]

그사이 해당 담임이 맡은 반에서 김 양만 유별난 아이로 낙인찍혔다고 합니다.

[이명숙/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 : '내가 괜히 유별나게 굴어서'라고 죄의식을 느끼는 겁니다. 반 전부가 문제 삼아야 하고 공식 자리에서 정식으로 사과하고 합당한 징계도 받아야….]

취재가 시작된 뒤 학교 측은 해당 교사를 담임직에서 배제했습니다.

교육청은 반 전체 집단심리치료를 진행하고 2차 피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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