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포기하게 만든 '50원 분노'…"칠레 정부 결정 지지"

정준형 기자 goodjung@sbs.co.kr

작성 2019.10.31 20:23 수정 2019.10.31 22:2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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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 달 중순 남미의 칠레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시아 태평양 경제 협력체, APEC 정상회의가 전격 취소됐습니다. 칠레에서 이번 달 초에 지하철 요금이 우리 돈으로 한 50원 올랐는데 거기에 분노한 시위가 열흘 넘게 이어지면서 결국 칠레 정부가 국제회의까지 포기하게 된 겁니다.

이 내용은 정준형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칠레 정부의 APEC 정상회의 개최 포기 발표는 개막을 17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습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칠레 대통령 : 우리 정부로서는 매우 어렵고 고통스러웠지만, APEC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칠레 정부가 APEC 회의 취소 결정을 내린 건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대규모 시위 사태 때문입니다.

이달 초 우리 돈으로 50원 정도 요금을 올렸는데 빈부 격차가 극심한 상황에서 지하철 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이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분노로 번진 겁니다.

열흘 넘게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사망자만 20명을 넘었습니다.

APEC 사무국은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칠레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취소된 올해 회의를 어쩔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안에 서둘러 21개 나라 정상들이 참여하는 행사를 다시 기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 달 APEC 회의 기간 동안 추진돼왔던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 서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부는 일단 예정대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칠레를 대신할 무역 합의 서명 장소로 마카오나 하와이가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박정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