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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역 앞둔 '韓 최초' 고리 1호기…핵연료봉 처리가 '숙제'

<앵커>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는 부산 기장군 고리에 있는 고리 1호기입니다. 40년의 발전 기능을 끝내고 이제 해체를 앞두고 있는데, 해체 진행 상황을 노동규 기자가 현지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1971년 3월, 대한뉴스 820호 : '제3의 불', 원자력발전소가 경상남도 동래에서 착공됐습니다.]

20세기 과학 기술의 상징으로 불렸던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

설계 수명 30년에 추가 10년 운전으로 1천560억 킬로와트시, 지금의 부산시가 약 8년간 쓸 정도의 전력을 생산했고, 2017년 6월 영구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삼엄한 보안 검색과 쓰나미에 대비한 높고 두꺼운 방벽은 이곳이 원전임을 깨닫게 합니다.

원자로 격납고 외벽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고, 안으로 들어가니 각종 제어 기기에 붙여 놓은 '영구 정지' 봉인이 눈길을 끕니다.

출력 0%, 원전 가동은 2년여 전에 멈췄지만 사용 후 핵연료를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주제어실엔 여전히 관리자들이 상주하고 있습니다.

다 써버린 핵연료봉 480여 다발을 아직 꺼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종 처리 방식을 아직도 못 정한 데다, 일단 꺼낸 뒤 원전 부지에 임시 저장하는 방안도 주민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내년 6월까지 해체 일정을 확정한다는 계획인데, 해체 과정도 최소 15년 6개월이 걸릴 거란 설명입니다.

[최득기/한국수력원자력 새울본부 제2건설 실장 : 예상 못 했던 그런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고 '사용 후 핵연료'에 대한 국가 정책이 늦어진다든지 하면 해체 계획이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탈원전 로드맵을 세운 정부는 앞으로 10여 년 동안 세계적으로 확대될 원전 해체 관련 시장이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고리 1호기 해체를 좋은 경험으로 삼는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원전 건설이 아닌 해체만으로 해외 수주를 따는 것은 어려울 거란 시각도 여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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