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용 판결 1년' 日 정부, 자국 기업 한국 내 자산 매각에 촉각

유영수 기자 youpeck@sbs.co.kr

작성 2019.10.30 12:15 수정 2019.10.30 1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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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에 진행된 강제 징용 배상 판결 1주년, 전범기업들 사죄·배상 촉구 1인 시위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을 명령한 대법원 판결이 30일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 자산이 강제 매각될 경우 대응 조치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징용 판결과 관련해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판결에 근거해 압류된 일본제철 등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의 강제 매각입니다.

자산 강제 매각은 피고 기업이 대법원 판결로 확정된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징용 피해자들이 한국 법에 따라 추진하는 권리 행사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판결 자체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현금화는 자국 기업에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은 한국 측의 현금화에 대항해 일본 정부가 취할 조치나 한일 양국이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 해결책 등에 주목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는 자산 매각이 이뤄지는 경우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거나 한국 정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금화 조치로 자국 기업에 생긴 경제적 영향에 상응하는 수준의 손해를 한국에 가하는 조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는 대응책을 검토하면서도 강제 매각까지 가는 상황은 피하고 싶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현금화는) 상정하고 싶지도 않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일한 관계는 끝장"이라고 아사히에 의견을 밝혔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부가 모든 징용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한 틀을 만드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선 판결이 확정된 소송의 원고 32명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는 한국 기업과 정부가 위자료를 전액 지급하면 뜻이 있는 일본 기업이 한국 측에 기부하는 등의 타개책이 한때 검토됐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측이 일본 기업에 지불 의무를 부여하는 것을 고집했고 이후 한일 양국 기업과 한국 정부가 배상금을 내는 안을 내놓는 등 의견이 맞아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요미우리는 덧붙였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단 일본 기업의 자산 강제 매각이 이뤄지면 한일 갈등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한국 국회에서는 국내적 조치로 배상금 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자유한국당 홍일표 의원 등이 발의한 '일제하 강제 징용 피해자기금법안' 등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도쿄신문은 한국과 일본 양국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1+1안) 외에 한국 정부가 참여하는 '1+1+알파(α)' 방안이 최근 일본 정부에 정식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 외교부 당국자가 "알파는 한가지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일본 기업이 부담한 것을 한국 정부가 보전하는 방안이나 일본 기업이 낸 돈의 용도를 한정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징용 피해자들은 판결로 확정된 배상금을 받기 위해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을 압류했고 매각에 필요한 당국의 실무 작업은 연말이나 내년 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