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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키움? 2군은 분식집서 겨우 식사…처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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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즈 셧아웃! 영웅들의 행진이 잠실로 이어집니다.]

올해 프로야구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의 기세가 대단했습니다. 전 대표가 횡령 혐의로 수감되고 경영 여건도 어려운 가운데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정규 시즌 3위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그 뒤에는 열악한 처우에 시달리는 2군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분식집에서 하루 두 끼를 해결하고 경기에서 배트가 부러져도 제대로 다 지원받지 못했습니다. 이런데도 구단의 높은 사람들은 거액을 챙겨가고 있었습니다. 그럼 먼저 프로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대우를 받고 있는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의 모습부터 보시겠습니다.

김정우 기자입니다.

<기자>

히어로즈 2군 전용구장에서 3km 정도 떨어져 있는 한 식당.

김밥과 라면, 떡볶이 등 간단한 식사류를 파는 이 분식집이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의 전용 식당입니다.

매일 20~30명의 선수가 분식집에서 아침, 저녁 하루 두 끼를 해결하는 겁니다.

['히어로즈 2군 전용' 분식집 : (선수들은 어떤 거 많이 먹어요?) 백반. 여기 따로 메뉴는 없고, (구단에서) 해달라고해 가지고. 운동하시는 분들이라 조금 많이 드세요. 여기 있는 걸로 먹으면 양이 조금 적죠.]

지난해 전용구장이 화성에 있을 때는 사정이 나았는데 올해 고양시로 구장을 옮긴 뒤에는 식사의 질이 떨어졌습니다.

점심은 구장에서 '밥 차'로 해결하는데 이마저도 수준 이하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히어로즈 선수 아버지 : 아침, 저녁으로는 분식집 식사에 점심은 수준 이하의 밥 차에. 너무 안타깝고 속상합니다.]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에서는 자체적으로 마련한 식당에 영양사를 두고 선수들의 식사를 챙기고 있습니다.

장비 지원도 열악합니다.

다른 구단에서는 경기 중 배트가 부러지면 프로선수용 배트 최저가 수준인 20만 원을 지급하는데 히어로즈 2군 선수들은 10만 원만 받고 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 표준 계약서에 경기에 필요한 장비는 모두 구단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적혀 있는 만큼 계약 위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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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2군 선수들은 열악한 지원 속에 야구를 하고 있는데도 정작 구단 사장과 자문 변호사를 비롯한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아 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 수준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공교롭게도 구단 돈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이장석 전 대표의 최측근들입니다.

계속해서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9일) 갑작스레 사임한 히어로즈의 박준상 전 대표는 지난해 말 이사회를 열어 자신의 2019년 연봉을 지난해의 1억 8천만 원에서 2배 이상 올려 업계 최고 수준인 5억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자신의 판공비도 프로야구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거액인 월 2천만 원으로 결정했습니다.

거액을 챙긴 사람은 또 있습니다.

오랫동안 구단 자문 변호사로 일해온 임 모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은 올해 3월부터 히어로즈로부터 지난해의 2배에 가까운 월평균 5천만 원 이상의 법률자문료를 받아 갔습니다.

야구계 관계자들은 보통 구단들의 1년 치 법률 비용을 넘는 터무니없는 액수라고 입을 모읍니다.

[모 구단 관계자 : 이해할 수 없는 정도의 큰 금액이라 생각합니다. 야구단 일이라는 게 법률 자문을 그런 정도로…상식 밖의 수준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는 이장석 전 대표의 최측근들로 KBO가 금지한 이 전 대표의 구단 경영 개입, 이른바 '옥중 경영'을 실현시키는 연락책이라는 의혹을 받아왔습니다.

경영 감시 역할을 해야 할 허민 이사회 의장 측은 이런 상황에서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제(29일) 사임한 박 전 대표 대신 새로 대표가 된 허민 의장의 최측근 하 모 씨는 지난(28일)까지 구단 감사위원장이었는데 박 전 대표의 연봉이 과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법률자문료가 과다한지도 9월까지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SBS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하 씨는 이미 지난 3월 과다한 법률자문료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문제를 알면서도 방치했을 가능성까지 보이는 대목입니다.

팬들의 사랑이 땀 흘리는 선수들 대신 구단 고위층의 사익을 위해 이용되는 행태는 이장석 씨가 교도소로 사라진 뒤에도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SBS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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