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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민생고 시위서 군경 또 발포…"사상자 수백 명"

실업난과 공공서비스 해결을 요구하며 이라크에서 벌어진 이른바 '반부패·민생고 시위'가 현지 시간 28일 밤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라크 군경은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실탄을 발사해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민생고 시위는 이달 1일 시작해 일주일간 이어지다 정부의 개혁 조처 발표로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판단한 시민들의 불만이 다시 높아지면서 25일 재개돼 나흘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수도 바그다드에 28일 자정부터 29일 오전 6시까지 심야 통행금지령을 내렸지만 일부 시위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거리에 나와 군경과 대치했습니다.

군인이 진압봉으로 고등학생을 구타하는 장면이 바그다드에서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진 이라크 남부 카르발라에서 시위대가 최소 14명 숨지는 등 나흘간 사망자가 100명에 이르고 수백 명이 다쳤다고 집계했습니다.

이달 1일부터 일주일간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발포로 사망한 시민이 149명이었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구성한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군경이 시민에게 저격수를 동원해 머리와 가슴을 향해 조준사격 하는 등 과도하게 공권력을 집행했다고 지적했음에도 이번에도 같은 일이 일어난 셈입니다.

이라크 정부가 강경하게 진압할수록 시위는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애초 시위대는 실업난과 수도·전기 등 공공 서비스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촉구했지만 현 내각이 무능하고 부패했다면서 총사퇴로 요구 수준을 높이는 추세입니다.

27일부터는 중·고교, 대학생까지 시위에 가세하고 대학 교정에서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자 이라크 의회 최대 정파인 알사이룬을 이끄는 강경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는 내각 총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했습니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축출되고 친미 정권이 수립됐으나 만성적인 부패, 내전을 방불케 한 종파간 갈등, 이슬람국가(IS) 사태 등으로 이라크 국민 대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라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일 만큼 에너지 자원이 풍부합니다.

그러나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라크 국민 4천만 명 가운데 60%가 하루 6달러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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