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잇] 유기견 사체가 사료에?…'사료 파동' 대처법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SBS 뉴스

작성 2019.10.29 11:03 수정 2019.10.29 14:0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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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정감사에서 유기견 사체가 사료의 원료로 사용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많은 사람이 충격에 빠졌다. 윤준호 의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8월까지 제주동물보호소에서 죽은 유기견 3,829마리(안락사 2,395마리, 자연사 1,434마리)의 사체가 렌더링 처리된 뒤 사료업체에 전달됐다.

렌더링이란 거대한 통에 동물 사체를 넣고 고온·고압을 가해, 사체를 가루 형태로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렌더링 처리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흔히, 가축 전염병에 걸려 살처분된 동물 사체를 렌더링 처리한 뒤 비료나 공업 원료로 활용한다.

그러나 렌더링 처리한 사체 가루(육골분)를 사료 제조에 활용한 것은 큰 문제다. 현행 사료관리법에 따라 가축의 사체는 사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유통된 사료를 전량 회수하고 사료관리법을 위반한 사료 제조 업체에 행정명령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충격 그 자체다.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 원료에 유기견 사체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다니 황당할 따름이다. 사실 반려동물 사료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대 미국에서도 '안락사된 개와 고양이 사체, 로드킬된 야생동물 사체, 동물원에서 죽은 동물 사체가 렌더링 된 뒤 반려동물 사료 원료로 사용된다'는 폭로가 나와 관련 업계가 뒤집힌 적이 있다.

2007년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멜라민 사태' 때문에 전 세계 반려견, 반려묘 수만 마리가 신부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중국의 단백질 원료 납품 업체가 조단백 수치를 높이기 위해 분자당 질소량이 많은 멜라민을 인위적으로 섞은 원료를 납품하면서 생긴 문제였다. 작년에는 미국에서 안락사 약물로도 사용되는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토바비탈이 포함된 사료가 검출되어 리콜되는 사건도 있었다.

이쯤 되면 원료를 직접 골라 조리해서 반려동물에게 주고 싶은 마음까지 든다. 그러나 직접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생식, 화식)도 공중보건학적 위험과 영양 불균형의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요리를 직접 해줄 거라면 위생 관리에 신경 쓰고, 주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해당 조리법이 반려동물의 몸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체크해 주시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이 이렇게 제대로 챙겨주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료를 제대로 고르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그렇다면, 좋은 사료는 어떻게 고를까? '개 고양이 사료의 진실'의 저자 앤 마틴이 제시한 좋은 사료 회사를 고르는 기준 5가지를 참고할 수 있다.

① 자체 사료 제조 시설을 가지고 있는지
② 자사 소유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지
③ 자체 연구소에서 사료 원료를 검수하는지
④ 원료의 원산지는 어디인지
⑤ 사료 리콜을 한 적이 있는지

결국, 자체 연구·제조 시설이 없이 OEM 생산을 통해 사료를 생산하는 곳보다는 자체 연구소와 공장을 가진 회사의 사료가 더 믿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덧붙여 사료 포장지 뒷면에 있는 사료 라벨을 읽을 수 있는 눈을 기른다면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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