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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냉동 컨테이너 집단사망' 사건 관련 30대 남녀 추가체포

英 '냉동 컨테이너 집단사망' 사건 관련 30대 남녀 추가체포
영국 경찰이 현지시각 23일 발생한 '냉동 컨테이너 집단 사망 사건'과 관련해 30대 후반 남녀 2명을 추가로 체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각각 38세인 이들 남녀는 잉글랜드 서북부 체셔의 워링턴 출신으로, 밀입국 주선 및 살인 등의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으로 인해 체포된 사람은 트럭 운전자를 포함해 모두 3명으로 늘었습니다.

경찰은 또 냉동 컨테이너에서 발견된 시신 39구의 부검에 돌입했습니다.

시신은 남성 31명, 여성 8명으로, 경찰은 이중 11구의 시신을 우선적으로 사건 현장 인근의 부둣가에서 병원 영안실로 옮겼습니다.

경찰은 포렌식 전문가들을 동원해 사망자 신원과 정확한 사망 원인 등을 규명하는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피해자들은 최저 영하 25도까지 내려가는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동사했거나 질식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23일 새벽 1시 40분쯤 런던에서 동쪽으로 32km 정도 떨어진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컨테이너가 발견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에식스 경찰은 북아일랜드 출신의 25세 남성 트럭 운전자를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운전자 신원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아일랜드 포타다운 출신의 모 로빈슨이라는 이름의 남성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신이 적재한 냉동 컨테이너 안에서 시신을 발견한 로빈슨이 곧바로 당국에 신고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로빈슨을 석방할지, 아니면 추가 심문을 위해 구금하거나 기소할지 등을 곧 결정할 예정입니다.

사망자들은 중국인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에식스 현장에 직원들을 파견해 경위를 파악 중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 경찰이 아직 사망자들의 국적을 확인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베트남의 인권 활동가가 올린 트위터를 인용해 이번 희생자 중 한 명이 베트남 국적일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베트남에 본부를 둔 시민 네트워크인 '휴먼 라이츠 스페이스'의 호아 응히엠은 컨테이너가 벨기에에서 영국으로 향하던 시기에 베트남 26세 여성인 팜 티 트라 마이가 숨을 쉴 수 없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트라 마이는 "엄마 미안해. 외국으로 가는 것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아. 사랑해 엄마.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아. 미안해 엄마"라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호아는 밝혔습니다.

트라 마이는 당초 베트남에서 중국으로 건너갔으며, 이후 프랑스를 통해 영국에 들어가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호아는 "뉴스에서는 39명이 중국인인 것으로 추정했지만 트라 마이의 가족은 그녀가 이중 한 명인지를 확인하려고 노력 중이다"면서 "더 많은 베트남인이 포함됐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런던 주재 베트남 대사관은 이와 관련해 영국 경찰과 접촉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P 통신은 베트남의 지역사회 관련 기관인 '비엣홈'을 인용해 10여 가구가 가족이 실종됐다고 신고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으로 경찰은 이번 사건에 밀입국 및 인신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범죄조직이 연루됐는지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최근 수년간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밀입국하는 불법 이민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전문적으로 알선하는 범죄조직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냉동 컨테이너를 소유한 '글로벌 트레일러 렌털스'는 시신이 발견된 컨테이너를 지난 15일 대여했으며, 대여 목적 등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중대 범죄 및 조직 범죄를 전담하는 영국 국가범죄수사국은 범죄조직 연루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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