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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정부, 남미 인접국 시위에 긴장…군에 경계태세 지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정부가 칠레와 볼리비아 등 남미 인접국에서 벌어지는 시위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정보 당국은 인접국의 시위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브라질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현재 외국 방문 중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시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국방부를 통해 군에 경계태세를 지시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리는 연방헌법에 따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법과 질서를 유지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측근들은 인접국의 시위 분위기가 국경을 넘어 브라질로 옮겨붙으면서 정치적 혼란이 가중하는 상황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올해 초 보우소나루 대통령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정치적 양극화가 폭력 사태를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해 정부의 우려를 뒷받침했다.

실제로 브라질 정치권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중심으로 하는 극우·우파 세력과 노동자당(PT)을 비롯한 좌파 세력으로 양분되는 모습을 보인다.

양극단과 거리를 둔 중도세력이 결집 움직임을 보이나 아직 뚜렷한 진영을 형성하지는 못하고 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성장과 실업 문제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3.5%, 2016년 -3.3%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졌던 브라질 경제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1.1% 성장하며 어두운 터널을 간신히 빠져나왔다.

그러나 올해 성장률이 1%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면서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 실업률은 12%에 육박하고 실업자 수는 1천260만 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전체 고용 인력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잠재적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공격적인 발언과 세 아들의 국정 개입을 둘러싼 논란도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자녀 5명 가운데 3명이 정치인이다.

장남 플라비우는 상원의원, 차남 카를루스는 리우 시의원, 삼남 에두아르두는 하원의원이다.

플라비우 의원은 비리 의혹에 여러 차례 휘말렸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집권당인 사회자유당(PSL)의 하원 원내대표이자 하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다.

카를루스 시의원은 직선적 발언으로 기성 정치인들과 충돌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에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세 아들이 국정에 도움이 되기보다 걸림돌이 된다는 의견이 70%로 나오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하는 친시장 정책도 잠재적 폭발요인이다.

파울루 게지스 경제부 장관은 공공 지출 축소, 연금·조세 개혁, 감세, 정부 소유 부동산 매각, 정치인·공무원 특권 축소, 공무원 감축 등 친시장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과거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전 대통령이 집권했던 1980년대 칠레에서 대학교수로 재직한 경험을 살려 공기업 민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연금개혁과 민영화 등 게지스 장관의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앞으로 상당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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