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자연 방류한 바다거북, 폐사체로 발견…몸속엔 쓰레기

<앵커>

지난해 중문해수욕장에서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 13마리를 자연 방류해 이목을 끌었습니다. 문제는 방류한 지 열흘 만에 부산 인근 해안에서 폐사한 채 발견됐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몸 안에는 해양쓰레기가 가득했습니다.

김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죽어있는 붉은바다거북 옆에 쓰레기가 가득합니다.

200점이 넘는 크고 작은 해양쓰레기가 거북의 몸속을 가득 채운 겁니다.

이 거북이는 지난해 8월 말, 서귀포시 중문해수욕장에서 진행된 '바다거북 살리기' 행사에서 방류된 종으로 밝혀졌습니다.

바다거북을 살리기 위해 방류했는데 정작 사람이 버린 해양쓰레기를 먹고 열흘 만에 죽은 채 발견된 겁니다.

전문가들은 방류 후 짧은 기간 내에 죽은 거북을 통해서 해양오염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고 전합니다.

[김병엽/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교수 : 방류하는 차원도 중요하지만 방류했을 때 거북이들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 그러니까 서식지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다른 바다거북 몸속에서는 기다란 비닐과 낚싯줄이 나옵니다.

그만큼 해양생물들이 해양쓰레기에 심각하게 노출되어 있는 상황을 반증합니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는 지난 2017년부터 폐사 원인 규명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현재까지 20마리 바다거북의 몸속에서 해양쓰레기가 발견됐는데 플라스틱류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김일훈/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구원 : 다른 해양생물들에 대해서도 플라스틱에 직접적인 영향은 엄청 심각한 수준이거든요. 논문화되어 있는 것만 해도 이미 300종을 훨씬 넘어서고 있었고요. 지금은 그 수가 압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가 되고 있거든요.]

전문가들은 해양오염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해양쓰레기가 해양생물을 넘어 인류에게까지 미칠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화면제공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