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정차 패턴만 달리해도 출퇴근 시간 10% 이상 단축"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19.10.23 10:32 수정 2019.10.23 14: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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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하철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역 정차 순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만 해도 지하철 출퇴근 시간을 10% 이상 단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오석문 책임연구원은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는 '철도 급행화 연구 추진성과 확산 및 공유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급행 운행체계 최적화 연구개발 성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부산 등에 건설된 도시·광역철도의 운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서울 지하철 9호선처럼 급행과 일반철도를 동시에 운영할 수 있는 대피선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기존 노선에 대피선을 새로 건설하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공사를 위해 지하철 운영을 멈춰야 해 현실적으로는 제약이 많습니다.

오 책임연구원은 발표문에서 지하철의 정차 패턴 조합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대피선 신설 없이 지하철 급행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나의 지하철 노선에 A·B 두 패턴의 열차를 운영하고, 두 패턴의 열차가 정차하는 역을 달리하면 정차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10개의 역으로 된 노선에서 A 패턴 열차를 1·2·4·5·7·8·10번째 역에 정차시키고, B 패턴 열차를 1·3·4·6· 7·9·10번째 역에 정차시키면 출발점에서 종점까지 3개 역을 건너뛰는 급행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공동 정차 역인 1, 4, 7, 10번째 역을 활용해서는 환승도 할 수 있습니다.

연구 결과 정차 패턴 조합 방식은 별도의 대피선 건설 없이도 신호 시스템만 개량해 약 10%의 통행 시간의 절감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오 책임연구원은 "서울 지하철 5호선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현재 조건에서 출퇴근 시간을 12% 줄일 수 있고, 여기에 신호 시스템 개량이 더해지면 약 8.1%의 통행자 수가 증가한다. 뿐만 아니라 총 통행 시간도 10%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서울 지하철 7호선의 경우 출퇴근 시간 13% 절감, 신호 시스템 개량을 통한 약 8.7%의 통행자 수 증가, 총 통행 시간 10% 절감 등 효과가 예상됐습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하철 열차 운영을 중단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하면서 철도 급행화에 필요한 대피선을 건설하는 '터널 내 무진동 암 파쇄 기술'(철도연 사공명 박사) 등 발표도 이어집니다.

나희승 철도기술연구원장은 "현재의 시스템과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한 정차 패턴 조합 방식이 지하철 급행화의 성공적인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이 체감하는 철도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을 현장에 이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