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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헌 논란' 전례 반복…아베, 일왕 향해 '만세삼창'

'위헌 논란' 전례 반복…아베, 일왕 향해 '만세삼창'
일본이 일으킨 태평양전쟁 이후 세대로 왕좌에 처음 오른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대내외에 알리는 의식이 오늘(22일) 오후 도쿄에 있는 일왕 거처 고쿄에서 약 30분간 국가행사로 치러졌습니다.

오늘 의식에는 일본 왕실, 정부와 각계 대표 인사 1천6백여 명과 외국 원수, 축하 사절 약 500명 등 2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국가로 승인된 195개국 중 시리아를 제외한 194개국에 초청장을 보냈고, 이낙연 총리를 대표로 파견한 한국을 포함한 183개국이 초청에 응했습니다.

이날 의식은 지난 5월 1일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이 고쿄 궁전 내의 마쓰노마에 설치된 다카미쿠라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것으로 시작됐습니다.

다카미쿠라는 서기 8세기 나라 시대부터 즉위 같은 중요 의식이 열릴 때 일왕이 사용하던 이른바 '옥좌'입니다.

이번에 선보인 다카미쿠라는 다이쇼 일왕 즉위에 맞춰 1913년 제작된 것으로, 나루히토 일왕의 조부와 부친인 히로히토·아키히토 전 일왕에 이어 네 번째로 즉위식에 사용됐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부부는 아키히토 전 일왕 때와 다르게 식장을 에워싼 복도로 걸어들어와 등단하지 않고 징소리와 함께 막이 열리면서 이미 등단해 있는 모습이 공개되는 장면으로 연출됐습니다.

다카미쿠라에는 일왕 가의 상징물이라는 삼종신기를 구성하는 검과 굽은 옥이 들어 있는 상자가 놓였습니다.

또 일왕이 헌법에 따른 국사를 챙길 때 쓰는 국가 도장인 국새와 일왕 도장인 어새가 함께 안치됐습니다.

이는 가공의 신화적 의미가 강한 상징물 외에 실물을 의식에 사용함으로써 의식을 둘러싼 종교적 색채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나루히토 일왕은 인사말을 통해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국민의 행복과 세계의 평화를 항상 바라면서 국민에 다가서고, 헌법에 따라 일본과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임무를 다할 것을 맹세한다"며 자신의 즉위를 선포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 선포에 국민대표로 다카미쿠라보다 1m 정도 낮은 위치에서 축사를 한 아베 총리는 "즉위를 축하하며 천황폐하 만세"를 두 손 들어 삼창했으며, 일본 측 참석자들은 아베 총리의 선창에 따라 '만세'를 복창했습니다.

만세 앞에 따라붙는 '즉위를 축하하며'란 구절은 원래 없던 것인데, 아키히토 전 일왕 때부터 추가됐습니다.

일제의 침략 전쟁 때 자살 폭탄 공격 등에 나서면서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던 역사적 사실을 고려해 '만세'의 취지를 '즉위'로 한정한 것입니다.

의식의 종료는 궁전 바깥 뜰에서 자위대 의장대가 예포 21발을 발사하는 것으로 알렸습니다.

일본 공영 NHK는 오늘 의식을 생중계한 뒤 "즉위 의식을 보면서 감동했다"는 거리 시민 들의 반응을 소개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아키히토 전 일왕 때의 즉위 의식과 마찬가지로 헌법상의 국민주권 및 정교분리 원칙에 어긋난다는 비판론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를 축하하면 만세 삼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련의 의식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신 화적인 냄새를 풍기는 점과 국민대표인 총리가 일왕보다 위치가 낮은 곳에서 일왕을 위한 만세를 외치도록 하는 것 등이 지속적인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그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전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한편 도쿄도 경찰본부인 경시청은 전국에서 파견받은 경찰관을 포함해 최대 2만 6천여 명을 투입해 고쿄 주변 등지에서 고도의 경계 태세를 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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