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워낙 전천후로 비난"…황교안 "여당, 야당일때 반대만"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 허허허…"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이른바 '조국 파동'과 관련한 야당 지도부들의 언급을 듣고 '뼈있는' 웃음을 지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내년도 예산안을 위한 시정연설에 앞서 국회의사당 본청 3층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를 만나 환담을 나눴습니다.

이 자리에는 이른바 '조국 파동'과 관련해 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각을 세우고 있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출범 직후 일자리 추경 때문에 국회에 온 것을 비롯해 시정연설은 이번이 네 번째"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지금 우리 경제 활력, 민생을 살리는 것이 가장 절박한 과제"라며 "당연히 정부가 노력을 해야겠지만 국회도 예산안으로, 법안으로 뒷받침을 많이 해달라"라고 당부했습니다.

문 의장은 "남북문제가 잘 되면 우리 민족이 도약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오는 것도 같다. 그것에 대한 우리가 철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것 같다)"며 "대통령이 모든 정치의 중심이다. (신경을) 써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별도의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황 대표가 문 의장의 말을 받아 문 대통령에게 말을 건네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했습니다.

황 대표는 "그런 바람과 관련해, 조국 전 장관이 사퇴하게 해 주신 부분은 아주 잘하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조국 장관 임명한 그 일로 인해서 국민들의 마음이 굉장히 분노라고 할까, 화가 많이 난 것 같다"며 "이 부분에 관해서는 대통령께서도 직접 국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 주시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조국 사태에 분노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직접 사과를 촉구하는 의미로 읽히는 대목입니다.

문 대통령은 황 대표의 언급을 들으며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으나, 답변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문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을 향해 "법원을 개혁하는 법도 좀 계류가 돼 있지 않나. 협력을 구하는 말씀을 해달라"라며 웃음을 보였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정기국회 내에 법원 개정안 등이 처리되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습니다.

법원 개혁안 언급 후에도 '조국 정국'에 대한 야당 지도부들의 발언은 계속됐습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나눠진 국론 분열에 대해서 대통령께서 열린 마음으로, 광화문의 목소리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당 소속 이주영 국회부의장도 "평소에 야당에서 나오는 목소리 많이 귀담아 주시고 하면 더 대통령 인기가 올라갈 것"이라고 해 참석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를 듣고 문 대통령은 "그런데 뭐 워낙 전천후로 비난들을 하셔서…"라며 소리내 웃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