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원 때문에 '30년 만의 국가비상'…칠레, 고름 터졌다

지하철비 50원 인상에 분노…그 배경에는 칠레의 뿌리 깊은 '불평등'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

작성 2019.10.21 21:07 수정 2019.10.22 09: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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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미에 있는 나라 칠레에서 최근 격렬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요금을 우리 돈으로 50원 정도 올린 게 시작이었습니다. 배경에는 불평등에 대한 칠레 사회의 뿌리 깊은 분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류희준 기자입니다.

<기자>

시위대가 지하철역으로 몰려갑니다.

요금을 내지 않고 뛰어 들어가거나 회전문을 부술 기세로 마구 흔들어댑니다.

[젊은이들이 지하철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선 겁니다.]

지난 6일 칠레 정부가 지하철 요금을 우리 돈으로 50원 정도 올린 게 시위의 발단이 됐습니다.

초기부터 시위가 격렬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18일 칠레 당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싼 수준이라고 발표한 게 시위대를 분노케 했습니다.

지하철역에 불을 지르고 버스까지 태웠습니다.

상점 유리를 깨고 들어가 방화하고 진열 상품들을 들고 나갔습니다.

그동안 체포된 사람이 1천5백 명이 넘고, 어제(20일) 하루에만 40여 건의 약탈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주말 사이 화재와 방화로 8명이 숨졌습니다.

수도 산티아고와 주요 도시에 30년 만에 비상사태와 야간 통행 금지가 선포됐습니다.

칠레는 소득 상위 1%가 전체 부의 4분의 1을 소유하고, 하위 50%는 부의 2.1%를 나눠가질 정도로 빈부격차가 심합니다.

월급의 30%를 출퇴근 대중교통 요금에 쓰는 저소득층의 누적된 불만과 고물가, 그리고 잦은 공공요금 인상이 이번 사태를 촉발시켰다는 분석입니다.

외교부는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칠레에 여행자제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영상편집: 오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