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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계 식량의 1/3은 버려진다…연간 1조 달러 낭비

[취재파일] 세계 식량의 1/3은 버려진다…연간 1조 달러 낭비
유엔 산하기관인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음식물 낭비를 막기 위한 해시태그 캠페인(#Stop the Waste)을 10월 한 달간 진행하고 있습니다. WFP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에서 생산하는 식량 40억t 중 3분의 1은 손실되거나 낭비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연간 1조 달러(약 1천200조 원)가 버려지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8억 2천만 명이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 세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음식물 낭비부터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전 세계의 음식물 낭비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전체 규모를 하나의 국가로 본다면, 음식물 낭비는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 온실가스 배출 국가가 됩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음식물의 40%를 쓰레기로 버리고 있고 이렇게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만 연간 2천180억 달러(260조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4인 가구로 보면 한 해 1천500달러(180만 원)를 먹지도 않는 음식을 사는데 쓰고 있는 것입니다. 또 음식물 낭비로 생기는 온실 가스 발생량은 차량 3천700만 대의 배출 규모와 비슷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정이 이렇지만 미국 천연자원보호협회(NRDC)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50%나 급증했습니다. 상점에서 팔리지 않은 채 버려지는 과일과 채소 등이 음식물 쓰레기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음식점이나 일반 소비자들이 먹다 남겨 버리는 음식도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식물 낭비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환경부에 따르면 하루 평균 1만 5900t(2017년 기준)의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됩니다. 음식물 쓰레기의 70%는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때문에 연간 2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며,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은 8천600억 원이나 됩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로 연간 885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샌드위치를 수거하는 음식물쓰레기 자선단체의 자원봉사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가 전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돼버린 가운데 프랑스의 '음식물 낭비' 해법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매년 프랑스에서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는 710만t으로 이를 막기 위해 슈퍼마켓이 팔다 남은 식품을 자선단체에 기부토록 한 식품 폐기 금지법이 2016년 제정됐습니다.

법안에 따르면 대형 슈퍼마켓은 팔리지 않는 재고 식품을 폐기하는 대신 유통기한 최소 48시간 이전에 이를 수거해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구호단체들과 협약을 맺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최고 7만 5천 유로(약 9천665만 원)의 벌금, 또는 2년 징역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법안 시행으로 매일 아침 2천700여 개의 대형 슈퍼마켓들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기증하게 되면서 매년 4만 6천t의 음식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매일 충분한 식사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법안 통과 이후 저소득층과 결식자들 위한 푸드 뱅크 기부도 20% 이상 늘었습니다. 푸드 뱅크는 1년에 2억 2천6백만 끼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에 힘입어 프랑스는 2025년까지 음식물 쓰레기를 50%나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다만 프랑스의 음식물 쓰레기 발생 비율을 보면 소매와 유통이 14%에 불과하고, 농산물 생산 과정에서 32%, 농산물 가공에서 21%, 가정에서 19% 등이 발생해 현재 제도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농업과 식품 산업에 대한 정책 개선과 소비자 교육 등이 강화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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