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어두운 역사, 예술로 승화하다'…나전칠기의 아름다움

<앵커>

조선 시대 한양의 공식 처형지이자 최대의 순교지였던 서소문 지역에 최근 역사박물관이 들어섰는데요, 화려한 나전칠기 전시를 통해 어두운 역사를 예술로 승화했습니다.

이주상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하얗게 박혀 있는 크고 작은 모란꽃들이 온화한 자태로 관람객들을 맞이합니다.

흙칠을 한 이층장에 화려한 눈꽃송이 무늬가 피어나기도 하고, 얇은 줄무늬 나전으로 얼음판이 갈라지는 모양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나전과 옻칠은 다양한 소품들에도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소나무 틀 안팎으로 삼베를 덧대고 옻칠하는 과정을 반복해 만든 달항아리는 지름 60cm의 크기지만 무게는 4kg 정도에 불과합니다.

왕실의 색인 붉은색의 위엄과 뛰어난 조형미로 예술적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당초 무늬에 호박색과 자색이 어우러지자 함 자체가 보석처럼 피어납니다.

조개나 전복 껍데기를 오려 붙이고 옻칠을 입히는 방식의 나전칠기는 고려시대에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왕실과 귀족층의 수요가 늘어나고 중국과의 교역이 활발해지면서입니다.

[최원주/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 학예실장 : 고려시대의 그 아름다웠던 찬란하게 빛났던 우리의 공예품들의 아름다움을 오늘에 다시 재현하는 의미에서 기획하게 됐습니다.]

9명의 장인들이 빚은 40여 점의 작품들과 함께 지하 3층 깊이 공간의 붉은 벽돌 광장으로 쏟아지는 하늘빛은 처형지이자 순교지라는 어두운 역사의 기억을 정화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