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명상수련원 사망 50대' 사인 오리무중…3명 영장

제주 명상수련원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을 수사하는 제주서부경찰서는 이 사건 관련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오늘(17일) 이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명상수련원 원장 58살 H 씨와 관계자, 회원 등 총 6명을 입건했으며 이들 중 혐의가 중한 것으로 보이는 3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혐의는 유기치사, 사체은닉, 사체은닉방조 등을 적용했습니다.

입건자 6명은 명상수련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57살 A 씨가 사망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조사 결과 종합적으로 입건할 만한 사유의 범죄사실이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전날 오후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진행된 부검 결과 A 씨의 시신에서 외력에 의한 타살 혐의점은 보이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약독물 검사 등 추가 감정 의뢰를 했으며, 결과는 한달 뒤쯤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15일 오후 경찰이 현장을 처음 확인한 당시 A 씨는 숨진 채 수련실 바닥에 누워있는 상태였습니다.

시신은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이불에 덮여 있었고, 그 위로 모기장이 설치돼있었습니다.

경찰은 현장을 찾았을때 H 씨가 "A 씨가 지금 명상 중이다. 들어가면 다친다"고 말해 119구급차를 대기시킨 뒤 현장에 진입했다고 전했습니다.

시신 주변에서는 흑설탕과 주사기 등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입건된 사람 중 일부로부터 "H씨 등이 시신을 닦고, 설탕물을 먹였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왜 죽은 사람에게 설탕물을 먹였는지, 어떻게 먹였는지 등 구체적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지병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좀 더 확인하고 있으며, 평소 명상을 자주 해왔고 이전에도 명상하러 이 명상수련원에 왔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명상수련원은 운영한 지 수년 됐으며, 기숙사처럼 입소해서 숙식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비를 낸 회원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명상을 하는 곳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덧붙였습니다.

또 이 명상수련원이 종교단체 등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8월 30일 제주시 내에 있는 한 명상수련원에 수련하러 가겠다고 집을 나선 뒤 9월 1일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두절됐습니다.

A 씨는 일행 2명과 함께 명상수련원에 왔으며, 9월 1일 오후에 자택이 있는 전남으로 돌아가는 배편을 예약해놓은 상태였고 이 날 가족과 통화한 것을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습니다.

A 씨 부인은 한 달 넘게 남편과 연락이 닿지 않자 15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해당 명상수련원을 찾아가 수련원 내 한 수련실에서 숨져있던 A 씨를 발견하고 본격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