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중계·무관중' 평양원정서 남북관계 현주소 확인…정부 고심

SBS 뉴스

작성 2019.10.17 16: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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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철 통일부 장관

축구 국가대표팀의 평양원정 경기가 전례 없는 '무중계·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것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싸늘한 북한의 대남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북 화해협력 기조를 강조해 온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 여론이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정부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1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상대 국정감사에서는 '깜깜이 경기'로 치러진 이번 평양원정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와 정부의 대북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졌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중계 무산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취임 이후 이례적으로 강한 대북 발언을 내놓았다.

그는 "통일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남북 대표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에 남측 취재·중계진과 응원단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았고, 북한 주민들의 관전까지 막아 '텅 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했다.

북한이 DVD 형태로 건넨 경기 영상도 화질이 나빠 끝내 녹화 중계도 무산됐다.

북측은 남측 대표팀의 방북 체류 중에도 깐깐한 통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번에 남측과의 접촉면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임으로써 당분간 남북관계 소강상태를 이어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연철 장관은 이날 중계 문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질의에 "북한이 거액의 중계권료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선 남북관계의 소강 국면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경기를 앞두고 민간 차원에서 응원단 방북을 성사시키려는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당국 간 채널로 와서는 북한은 일절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관계와 '선순환' 역할을 해야 하는 북미협상이 쉽사리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를 더욱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다.

김 장관은 이날 "남북관계에서 해결해야 할 의제들이 있고, 어느 일정한 수준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북미관계의 영향력을 받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자유한국당 김재경 의원의 질의에도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주 많은 노력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대한 구체적 협의는 없다"며 쉽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

정세 교착이 단시간에 풀리기 어려운 가운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축구대표팀 경기에서 국제관례와 어긋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일반 시민들의 대북 여론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