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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맹산'에서 '檢 개혁 불쏘시개'까지…67일의 조국

<앵커>

[조국 법무부 장관 : '서해맹산'의 정신으로 공정한 법질서 확립, 검찰 개혁, 법무부 혁신 등의 소명을 완수하겠습니다.]

지난 8월 법무장관에 지명 됐을 때 조국 장관이 했던 말입니다. 서해맹산, 바다와 산에 맹세한다며 검찰 개혁의 포부를 밝혔던 조국 장관은 자신은 검찰 개혁의 불쏘시개였다며 오늘(14일)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지난 약 두 달 동안 정치는 실종되고 광장은 둘로 갈라졌습니다.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중간층의 정치적 소외는 더 깊어졌습니다.

후보자 지명부터 오늘 사퇴하기까지 지난 67일을 김용태 기자가 되짚어 봤습니다.

<기자>

처음에는 공정하지 않다는 실망이었습니다.

너무도 특별했던 장학금, 외고생의 의학 논문 제1저자, 의심스러운 표창장.

아빠가 조국이 아니라면 가능했을까, 내가 알던 조국이 맞나, 실망은 곧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조국 청산! 적폐 청산!]

조국 장관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조국/법무부 장관 (지난 8월 15일) : 많은 국민들과 청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말았습니다.]

유례없는 8시간 20분 기자회견과 자정까지 이어진 청문회, 지독한 대치 국면이 시작됐습니다.

전방위 검찰수사에 진영 싸움이 불붙었고 '조국 힘내라' 대 '조국 사퇴하라' 실시간 검색어 대결은 광장으로 분출됐습니다.

[조국 수호! 검찰 개혁!]

[살리자 대한민국!]

100만, 200만, 또 300만. 의미 없는 숫자 전쟁 속에 여당은 서초동에서 만족해했고,

[이인영/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서초동의 촛불은 검찰 개혁을 위한 국민의 명령이었습니다.]

보수 야당은 광화문에 안주했습니다.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한 줌도 안 되는 조국 비호 세력의 기를 눌렀습니다.]

정치 실종, 조금의 이견도 허용하지 않는 서초동과 광화문 사이에서 중간층은 어느 쪽에도 끼지 못하고 밀려났습니다.

이제 조국 장관은 퇴장했고 그가 남긴 화두 '검찰 개혁'이 남아 있습니다.

동시에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메아리도 아직 울리고 있습니다.

검찰 개혁은 개혁대로, 공정을 향한 열망은 그 열망대로 담아내는 일이 우리 사회에 남겨진 숙제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하 륭,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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