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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사구팽' 쿠르드 사령관…"美 학살 방치…러와 손잡을 수도"

쿠르드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 총사령관이 사지로 내몰리는 자신들을 사실상 방치하는 미국 정부를 향해 분노를 털어놓았다고 CNN이 보도했습니다.

그는 또 터키의 진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경우 앙숙 관계인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 쪽과 손잡고 보호를 받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CNN 방송이 입수한 정부 내부 자료에 따르면 시리아 민주군 총사령관인 마즐룸 코바니 장군은 지난 10일 미국의 고위 외교관인 윌리엄 로벅을 만났습니다.

마즐룸 총사령관은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큰 공을 세운 공신이며, 로벅은 'ISIS(IS의 옛이름) 격퇴를 위한 전 세계 연합체 부특별대사를 맡고 있습니다.

마즐룸 총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학살되도록 방치하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터키의 공격을 제지하지 않으면 시리아 정부나 러시아와 협력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습니다.

러시아 전투기들이 시리아 북동부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터키의 공습을 차단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로벅은 마즐룸 총사령관의 이같은 발언에 즉답은 피한 채 미국 국무부에 이런 의사를 전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시리아민주군의 쿠르드족 제휴단체인 만비즈군사위원회의 셰르반 다르위시도 뉴욕타임스에 미국의 미온적인 움직임을 비판했습니다.

다르위시는 "군사적 논리나 전투를 함께한 동료로서 최악의 것은 배신"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둘의 만남이 끝난 뒤 쿠르드 당국은 결국 시리아 정부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쿠르드 당국은 시리아군이 국경에 배치돼 터키군 진격을 막는 것에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며 터키의 군사작전이 새로운 전기를 맡게 됐다고 로이터·AFP 통신 등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마즐룸 총사령관은 지금으로서는 부족의 생존과 안전이 우선이라며 터키군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시리아군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마즐룸은 포린폴리시(FP) 기고를 통해 쿠르드족이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신봉해왔으나 부족 생존 위협에 따라 기존 미국과의 동맹을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러시아,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과 타협의 불가피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아무런 사전 보장조치 없이 철군을 발표해 "과연 미국이 동맹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별개로, 미국은 터키의 공격이 이뤄지고 있는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 1천 명을 다른 지역으로 철수 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일부는 이미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시리아 북동부 지역의 미군 1천 명을 수일 혹은 수 주 내에 천천히 빼낼 계획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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