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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옛측근 배넌, 伊에 '극우학교' 추진…당국 불허로 무산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 초기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린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이탈리아 로마의 유서 깊은 수도원에 극우 정치학교를 세우려던 계획이 이탈리아 정부의 불허로 무산됐다.

배넌이 자금을 대는 초보수 성향의 가톨릭 단체 '인간존엄연구소'(DHI)는 작년 2월 이탈리아 문화부와 로마 남부에 있는 트리술티 수도원에 대한 19년 장기 임차 계약을 맺었다.

트리술티 수도원은 13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전체 면적이 1만5천㎡(약 4천500평)에 이른다.

현재는 국가 사적지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문화부는 10일(현지시간) '계약 위반 사항이 발견됐다'며 돌연 임차 계약을 취소하고 DHI에 이를 통보했다고 dpa·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문화부 측은 계약 위반 사항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배넌 저지 활동을 해온 일부 인사들은 DHI가 수도원에 극우적 이념을 전파하는 정치학교를 설립하려던 계획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고 지적한다.

DHI 측은 프레스코 천장과 바로크 양식의 예배당 등을 갖춘 수도원 일부를 학교 시설로 개조하려고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배넌은 이 학교를 통해 '서양을 지키는 소수 정예의 전사'를 양성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100만달러(약 12억원)를 지원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탈리아의 한 언론은 지난 5월 DHI가 임차 계약 신청 당시 문화부에 제출한 은행 서류가 위조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극우 성향의 배넌은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기획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는 등 핵심 참모 역할을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표면화하며 정권 출범 7개월 만에 퇴출됐다.

그는 이후 유럽 정치판을 기웃거리며 극우 포퓰리즘 정치단체를 지지하는 활동을 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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